4년 만에 100억→200억엔 … 연평균 17% 성장 ‘이례적 속도’신라면 매출 165억엔·점유율 40% … 매운라면 시장 성장 견인툼바 빅3 편의점 전점 입점 … 2030년 400억엔·TOP6 목표
  • ▲ 김대하 농심 일본법인장이 15일 도쿄 하라주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라면의 일본 내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신혜 기자
    ▲ 김대하 농심 일본법인장이 15일 도쿄 하라주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라면의 일본 내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신혜 기자
    농심이 일본 라면 시장에서 ‘매운맛’이라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며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입맛에 맞추기보다 ‘한국식 매운맛’을 그대로 밀어붙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대하 농심 일본법인장은 지난 15일 도쿄 하라주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진출 초기 ‘이렇게 매운 라면은 팔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맛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는 전략을 선택했다”며 “매운맛을 못 먹는 사람에게까지 맞추기보다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실제 농심 일본법인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25년 매출은 209억엔으로 집계됐다. 2021년 111억엔으로 처음 100억엔을 돌파한 이후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연평균 약 1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김 부사장은 “일본 라면 시장은 매년 수천 종의 신제품이 나오고 사라지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 구조”라며 “이 가운데서도 신라면은 ‘매운맛’이라는 차별화된 카테고리를 만들어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라면 시장은 약 7조원 규모로, 간장(쇼유), 된장(미소) 등 전통적인 맛 중심 구조가 고착돼 있다. 매운맛 라면 시장은 약 6% 수준에 불과하지만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신라면은 이 시장을 사실상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내 신라면 매출은 165억엔으로 전체 실적의 약 80%를 차지했다. 매운라면 카테고리 내 점유율도 약 40% 수준이다.

    김 부사장은 “처음에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맛’이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반복 소비를 통해 매운맛에 대한 수요가 형성됐다”며 “지금은 일본 소비자들도 매운맛을 즐기는 단계로 넘어왔다”고 강조했다.
  • ▲ 15일 신라면 팝업에 진열된 너구리 등 농심 라면ⓒ최신혜 기자
    ▲ 15일 신라면 팝업에 진열된 너구리 등 농심 라면ⓒ최신혜 기자
    유통망 확대도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신라면은 2015년 일본 편의점 빅3(세븐일레븐·패밀리마트·로손) 전 점포 입점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신라면 툼바’ 역시 약 5만3000개 매장에 입점했다.

    김 부사장은 “일본 편의점은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니라 사회 인프라 역할을 하는 만큼 입점 자체가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하는 지표”라며 “툼바 역시 출시 초기부터 시장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툼바는 지난해 약 10억엔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0억엔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농심은 올해를 ‘툼바의 해’로 정하고 유통 채널 확대와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다.

    품질 경쟁력 확보에도 나섰다. 농심은 최근 일본 농림규격(JAS) 인증을 획득하며 현지 소비자 신뢰도를 높였다.

    김 부사장은 “브랜드를 심고, 현지 식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 장기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2030년까지 일본 매출 400억엔 달성과 함께 일본 즉석면 시장 ‘TOP6’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신라면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너구리, 후루루, 짜파게티 등을 제2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