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실체 파악 못했다 … 실수 덮고 나아갈 수 없어" "오판을 국정 무게로 갚으라는 국민 명령이라 생각""계엄이 촉발한 분열 청산하고 잘못된 과거 단절에 혼신의 힘"
  •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30일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그러나 당시에는 내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온몸으로 헌신하신 모든 민주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1년 전 엄동설한에 내란극복을 위해 애쓴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기 위해 오늘 이자리에 섰다"며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면서 당파성 매몰돼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놓쳤음을 오늘 솔직하게 고백한다"고 했다.

    이어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저의 판단 부족이었고 헌법과 민주주의 앞에서 용기있게 행동하지 못한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기획처 초대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앞둔 지금 과거의 실수를 덮은 채 앞으로 나아갈 순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민 앞에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그런 공직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민주주의 지키려고 추운 겨울 하루하루 보내고 상처받은 분들, 나를 장관으로 부처 수장으로 받아들여 줄 공무원들, 모든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자는 자신이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제가 평생 쌓아온 경제 정책의 경험과 전문성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단 한 부분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저에게 내려진 책임의 소환이며, 저의 오판을 국정의 무게로 갚으라는 국민 명령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말이 아니라 행동과 결과로 이 사과의 무게를 증명 할 것"이라며 "계엄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 갈등·분열을 청산하고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혼신의 힘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