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한판 7000원대·쌀값 17.8% 상승 환율 부담에 수입식품도 고공행진 이어져공급 불안·환율 악재·재정확장 정책 영향"저성장에 2% 내외 물가상승률 고물가 인식"
  • ▲ 울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 울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가공식품과 외식, 농수산물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고환율 장기화와 원자재값 급등 등에 따른 고물가 여파가 새해에도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6월 3일 이후 소비자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직전인 지난 5월 1.9%로 2%를 밑돌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2.2%, 7월 2.1%로 올라섰다. 8월 1.7%로 반짝 낮아졌지만 9월 2.1%, 10월 2.4%, 11월 2.4%, 12월 2.3%로 4개월 연속 2%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물가 당국의 목표치인 2%와도 큰 차이가 없지만 소비자 체감은 다르다. 이미 고물가가 누적된데다, 고환율 여파로 일상과 밀접한 품목들이 일제히 오른 영향이다. 

    국책연구기관에서는 구조적 저성장으로 2% 내외의 물가상승률이 고물가로 인식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저성장 추세로 임금상승률이 과거보다 낮아짐에 따라, 2% 내외의 물가상승률이 고물가로 인식되는 경향도 나타날 수 있다"며 "올해 예산안이 확장적으로 편성돼 있어 물가 상방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물가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밥상 물가의 핵심인 쌀값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1월 현재 전국 쌀 20kg 평균 소매가격은 6만2475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8% 올랐다. 수확기 이후 가격 하락에도 1년 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에 7000원을 넘어섰던 달걀 한 판 가격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초 잠시 6000원대로 내려앉는 듯 했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로 달걀 수급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면서다. 이에 제과·제빵, 외식물가 인상을 자극하는 '에그플레이션(달걀+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 기준 3700원으로 1년 사이 5.7% 뛰었다. 칼국수 한그릇은 9385원에서 9846원으로 4.9% 올라 1만원 돌파가 목전이다. 대표적 서민음식인 김치찌개 백반과 비빔밥 가격도 각각 4.7%, 3.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장기화 배경 중 하나로 이 대통령의 확장 재정 기조를 지목한다. 이 대통령은 올해 정부 예산을 역대 최대인 전년 대비 8.1% 많은 728조원 규모로 편성했으며, 임기 내내 재정지출을 늘리는 확대재정 정책을 기조를 이어갈 태세다. 

    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도 원화 약세를 유발시키는 대표적 정책으로 지적된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2차 추경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9조원의 지역화폐를 발행했고, 내년에도 24조원 가량을 더 발행할 방침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규모도 13조9000억원에 달했다. 사실상 현금 살포 성격의 정책이 물가를 자극하는 동시에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환율 상승까지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경제전문가는 "재정건전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확장재정을 펴게 되면 인플레를 유발해 갈수록 국민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확장재정은 통화가치를 약화시키고 환율 상방 압력을 키울 수 있어, 고환율로 인한 물가 상승세를 장기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수입 물가가 껑충 뛰었다. 지난달 물가상승 품목을 살펴보면 수입품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키위(18.2%), 고등어(11.1%) 등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수입소고기는 2020년 16.0%였던 관세율이 이후 매년 낮아져 올해 관세가 철폐됐지만 고환율 영향이 더해져 체감하기 어렵다. 지난달 수입소고기(8.0%)는 2024년 8월(8.1%)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에도 지난달 환율이 달러당 1472원까지 치솟아 유가 하락분을 상쇄하면서 경유(10.8%)와 휘발유(5.7%)가 가파르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