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카드, 대표·의장 겸직 구조 손보기 착수'책임 실명제' 시대 … 사고 나면 임원·대표까지 직격탄집행·감독 책임 '이중 부담' … 겸직 구조 '퇴출 수순'
  • ▲ 김재관(왼쪽) KB국민카드 대표.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각사 제공.
    ▲ 김재관(왼쪽) KB국민카드 대표.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각사 제공.
    올해 하반기부터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상호저축은행 등으로 책무구조도가 확대 적용되면서 카드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내부통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업무별 책임 임원이 실명으로 제재 대상이 되는 구조로 바뀌면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 CEO들이 '최대 리스크 포지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국민카드를 비롯한 주요 카드사에서는 겸직 구조를 정리하고 이사회 구성을 손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김재관 대표의 이사회 의장 겸직을 해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책무구조도 체제에서는 대표이사가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아, 대표·의장 겸직 구조가 유지될 경우 내부통제 사고 발생 시 집행 책임과 감독 책임을 동시에 져야 하는 이중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카드 역시 이사회 구조 개편을 둘러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박창훈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도는 금융사고 발생 시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단계별 책임 주체를 명확히 나눠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셈이다. 앞서 은행·금융지주는 지난해 1월, 금융투자회사·보험사는 지난해 7월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고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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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DB.
    ◇롯데 해킹·신한 유출, 책무구조도였다면? … 업계 긴장

    이런 가운데 최근 잇따라 발생한 카드업계 전산·정보보호 사고는 책무구조도 체제에서의 부담을 더욱 현실적인 리스크로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카드는 최근 외부 해킹으로 인해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조좌신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혔고, 신한카드는 내부 직원에 의한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불거지며 내부통제 체계 전반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유형의 사고가 책무구조도 체제에서 발생할 경우, 더 이상 '실무자 꼬리자르기'로 정리할 수 없게 된다. 책무구조도는 전산·보안·소비자보호 등 업무별 책임 임원을 실명으로 지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해당 임원은 물론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인 대표이사까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 경우, 내부통제 사고는 곧바로 '집행 책임'과 '감독 책임'이 동시에 제기되는 구조로 이어진다. 대표·의장 겸직 구조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모델이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의 분리 권고는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하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점검 기회" … 카드사들, 시범운영 참여 러시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카드사들은 우선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에 참여해 제도 적응과 내부 통제 체계 점검에 나서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금융당국은 제도의 조기 안착을 위해 시범운영 기간을 운영한다. 금융회사가 이사회 의결을 거쳐 4월 10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 제출일로부터 7월 2일까지 시범적으로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운영할 수 있다. 이 기간에는 내부통제 관리 의무가 일부 미흡하더라도 지배구조법에 따른 제재를 유예받는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비조치의견서를 의결했으며, 법령 위반을 자체적으로 적발·시정한 경우 제재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방침이다.

    국민카드는 시범운영 참여를 확정했고,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시범운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우리카드와 BC카드 역시 이사회 의결을 통해 시범운영 참여를 준비 중이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는 시범운영 참여 여부를 놓고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제도 시행은 오는 7월 2일부터다. 이때까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여신금융전문회사는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