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심, 수급추계 원안보다 축소 결정 … '교육 여건' 고려한 속도 조절?중증질환연합회 "생존권이 정치에 밀렸다" vs 의협 "교육 불가"병의협 "무능한 집행부 퇴진하라" 내홍 격화'지역의사' 안착 위한 실무 동력 핵심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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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7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490명으로 최종 확정했다. 당초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가 도출했던 '의사 부족 시나리오'보다 대폭 축소된 수치다. 이에 환자들은 "정부가 의료계 눈치를 보느라 환자의 생명권을 뒷전으로 밀어냈다"며 배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교육 파멸을 경고하는 동시에 대한의사협회(협회) 지도부 사퇴론까지 불거지며 내홍에 휩싸였다.지난 10일 열린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 늘리기로 확정했다.구체적으로는 2024~2025학번 휴학생들이 대거 복학하는 2027년에 교육 부담이 집중되는 것을 고려해 증원분을 490명으로 묶었다. 이후 2028~2029년 각각 613명, 2030~2031년 각각 813명 등 단계적으로 인원을 늘려갈 방침이며, 모두 지역의사제로 선발한다.하지만 이 같은 '속도 조절'은 환자들에게는 정책 불신을, 의료계에는 내부 분열의 단초를 제공한 모양새가 됐다.◆ 환자단체 "환자 곁 없는 교육은 사치" … 생존권 우선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11일 입장문을 통해 "의대 증원은 붕괴 위기에 놓인 필수·지역 의료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이번 축소 결정이 의료계와의 '정치적 타협'이 아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김성주 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의료계는 '교육의 질'을 논하며 반발하지만 우리 환자들에게는 '생존의 질'이 훨씬 더 시급하고 절박하다"며 "환자가 곁에 없는 질 높은 교육이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느냐"고 일갈했다.이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어느 지역에 어떤 필수 진료과목을 얼마나 확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국환자단체연합회 역시 "행정 편의나 교육 현장의 일시적 고충을 이유로 정원을 삭감하는 것은 수급추계위 설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의대증원은 오로지 미래 환자 수요와 객관적 지표에 근거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은 결국 적기에 배출돼야 할 필수의료 인력의 공백으로 이어지고 미래의 환자들이 다시 한번 지역의료 공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 "교육 불가 상황" … 병의협 "의협 집행부 퇴진하라"의료계의 저항도 거세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2027년은 휴학생과 군 복귀생이 겹쳐 인원이 폭증하는 해로, 현장 인프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교육 불가' 상황"이라고 선언했다.그는 "의학교육평가원이 강조한 상한선인 10% 증원안이 철저히 무시됐다"며 향후 교육 부실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이런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도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10일 성명을 내고 "안이한 대처로 파국적 결과를 야기한 의협 집행부는 퇴진하라"고 요구했다.병의협은 "의협이 추계위 구성 단계부터 아무런 전략 없이 동의해주고 정치적 결정을 방치했다"며 "폭압을 일삼는 정부에 맞설 전략적 대책 마련은커녕 무능함으로 일관했다"고 맹비난했다.◆ 생존권 vs 교육권 평행선 … 설 이후 시험대정부의 2027년 증원안 확정으로 의정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생존권을 외치는 환자들과 교육권을 내세운 의료계 그리고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인 의협까지 복잡하게 얽히며 갈등의 방정식은 더욱 풀기 어려워진 형국이다.관건은 정부가 의료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확정된 인원을 실제 필수 의료 현장에 안착시킬 수 있는 실무적 동력을 증명해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양적 확대를 넘어 이들이 수도권 병원이나 비필수 인기과로 쏠리지 않고 지역 의료의 사지로 배치되도록 만드는 구체적 로드맵이 정책의 성패를 가를 핵심이기 때문이다.김성주 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어느 지역에, 어떤 필수 진료과목을, 얼마나 확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정부는 증원된 인력이 중증·희귀질환자가 있는 현장에 도달할 수 있도록 강력한 유인책과 강제 기전을 동시에 가동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일각에서는 지방 의대 인력의 수도권 유출을 막기 위해 '지방 수련 미준수 시 정원 회수' 등 단호한 행정력이 필요하다는 환자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설 연휴 이후 본격화될 정부의 후속 입법 조치와 지역의사제의 구체적 운영 방안이 의료개혁의 실효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