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오지급 사태 계기로 “5분 대조도 부족” … 자율규제 한계 정면 지적삼성증권 ‘유령주식’ 소환한 금감원장, 거래소 전산 구조 전면 손질 예고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 내부통제 기준 명문화 … 금융회사급 규율 시동장부 거래 관행 도마 위…전 거래소 실태 점검·강제 규제 가능성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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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향해 내부통제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최근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계기로, 거래소 전산 장부와 실제 보유 자산을 실시간으로 일치시키는 구조 없이는 시장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장부상 수량과 실제 보유 잔고가 즉시 연동되지 않는다면 시스템 안정성은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부 거래소가 일정 주기마다 보유 잔액을 대조하는 방식을 운영 중인 점에 대해서도 “시간차가 존재하는 한 사고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근본적 해법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18년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를 언급하며 전산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다. 당시 삼성증권은 총발행 주식 수를 초과하는 입력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 거래소 역시 실제 보유하지 않은 자산이 전산상으로라도 생성될 수 없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며 “입력 단계에서부터 오류를 차단하는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특히 자율규제에 의존해온 가상자산 시장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내부통제나 위험관리 기준이 법에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강제력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고는 자율 관리 체계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상자산 거래소를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본다면, 금융회사에 준하는 규율은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제도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 과정에서 내부통제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와 함께 주요 거래소의 자산 검증 체계와 전산 통제 수준을 전반적으로 점검 중이다.

    금감원은 빗썸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을 정식 검사로 전환해 사고 경위와 내부통제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동시에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다른 원화 거래소들에 대해서도 보유 자산 검증과 지급·정산 프로세스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거래소 운영의 기본 원칙을 다시 세우지 않으면 유사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