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판결 우회한 '대체 관세' 압박 현실화 디지털 통상 마찰 우려 … 美 '쿠팡 청문 절차' 변수韓 비롯 주요 교역국, 관세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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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전 세계 수입품에 부과하겠다고 밝힌 '글로벌 관세'를 10%에서 15%로 재차 인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를 동원해 사법부 판결을 우회하는가 하며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까지 예고하며 동원 가능한 모든 추가 조치를 취할 태세다. 특히 지난해 495억 달러의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한 한국도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미국이 불만을 제기해 온 디지털 규제와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가 한층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상호관세의 법적 근거였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더 이상 쓸 수 없어지자 20일(현지시간) 대체 수단으로 '무역법 122조'를 동원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10% 임시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어 다음 날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즉시 효력을 갖는 조치로서, 전세계 관세 10%를 허용된 최대치이자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행정명령에 따른 10%의 글로벌 관세는 미 동부시간 기준 24일 자정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15%로 전격 상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추가 행정명령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15%의 관세율이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적용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0일 성명에서 USTR이 개시할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해 "이들 조사는 주요 교역 상대국 대부분을 커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기업과 디지털 상품에 대한 차별, 산업 과잉생산, 강제노동, 제약 가격 책정 관행 같은 우려 사안을 다룰 것"이라고 했다.주요 교역 상대국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이 대규모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이 포함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교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한국과의 무역 적자액이 564억달러로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 베트남, 대만, 아일랜드, 독일, 태국, 일본, 인도에 이어 11번째다.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에서도 301조를 활용해 37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단계적으로 관세를 부과, 미·중 무역전쟁을 벌인 전례가 있다. 당시 공식 조사 개시부터 실제 관세 부과까지 약 11개월이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122조 시한인 150일 내 조사를 마치고 301조로 전환하는 것은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15%가 상한인 122조의 연장을 위해서는 의회의 연장 승인이 필수적이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상황 상 의회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미국 언론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결국 150일이라는 기간 내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절차를 완료하기에는 현실적인 난관이 클 수 밖에 없다.이 같은 현실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301조 조사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다. 그리어 USTR 대표는 22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01조 조사와 관련해 "브라질과 중국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며 "과잉 생산 능력을 지닌 아시아의 여러 국가를 다룰 것이다. 그들은 소비할 양보다 더 많이 생산하며, 기본 경제 원리를 따르지 않고 단순히 공장을 짓고 고용을 유지하려 전 세계적으로 물가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했다.이어 "불공정 무역관행과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 쌀 농가를 죽이는 해외 쌀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현재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301조를 미국 핵심산업과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전방위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의 통상 압박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301조는 특정 산업 부문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보편 관세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15% 기본 관세와는 별도로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이런 상황 속 그간 미국 측이 문제 삼아왔던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구글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등 비관세 영역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 된다.미국은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정통망법 개정안이 플랫폼 기업에 허위조작 정보로 신고된 게시물의 삭제, 유포자 계정 정지, 광고 수익 제한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들어 미국 빅테크에 대한 역차별이자 규제가 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서안을 통해 미국 디지털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이행을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정부가 서한 내용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정통망법 개정안과 국회서 논의 중인 온플법을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된다.특히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빌미로 쿠팡에 대해 범정부 차원에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이들은 미 USTR에 한국의 '부당하고 차별적인 행동'을 조사하고 적절한 무역 구제 조치를 해달라고 301조 조사를 청원했다. 여기에 23일로 예정된 미국 하원 '쿠팡 청문 절차' 역시 한미 통상 협상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지난해 미국 측이 한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쌀 시장을 포함한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해 온 것을 감안하면, 301조 조사 절차가 진행될 경우 한국의 농산물 시장 접근 제한 문제를 빌미로 추가적인 관세 압박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일방적인 트럼프식 관세 정책 동력이 약화됐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의 기조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며 "관세 부과 방식을 달리하는 것으로 보여져 한국 뿐 아니라 모든 교역국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이라고 했다.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대체 수단들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어떠한 전략적 선택을 취해야 할지에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현재 주미 한국 대사관의 역할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미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해야 하고 아세안 국가들과의 국제 공조 체계를 강화하는 플랜 B도 염두에 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