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 반발에 인상폭 일단 조정됐지만 관세 재인상 불씨 여전작년에만 7조원 관세 타격 입은 현대차, '투자특별법’ 처리 촉구韓, 7월 시한부 유예기간 승부수 … 한미FTA 우선 지위 확보 총력
-
-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에서 열린 미국 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 위법 판결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23. ⓒ뉴시스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 관세'가 법적 제동과 동맹국의 반발 속에 10% 우선 시행이라는 혼돈의 국면으로 진입한 가운데, 3500억달러(약 50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도 관세 역차별 위기에 놓인 한국 정부가 향후 150일간의 '협상 골든타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정부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민감한 안보 현안과 맞물린 이번 관세 파고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조기에 구체화하는 한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우선적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고난도 통상 외교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24일(현지 시간) NBC뉴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관세 발효를 앞두고 "특정 면제 대상이 아닌 한 모든 국가에 대해 150일간 10% 세율을 적용한다"고 전격 통보했다.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15% 대신 10%를 우선 적용한 배경에는 영국과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의 거센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5500억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던 일본은 물론, 보복 관세를 시사하며 배수진을 친 영국의 요구를 미국이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15% 관세가 강행될 경우 일본과 영국 등 우방국의 평균 관세율이 급등하며 외교적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당장 관세율이 10%로 시작되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으나 산업 현장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백악관은 이미 15% 인상을 위한 별도의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에 따라 언제든 세율이 상향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산업계에서는 보편 관세 외에도 자동차 등 특정 산업을 겨냥한 '핀셋 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성 김 현대자동차그룹 사장은 24일 간담회에서 "상호주의 관세 무력화로 인해 오히려 자동차 등 특정 산업에 대한 부문별 관세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며 경고했다.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이미 관세 부과로 7조2000억원의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성 사장은 "25% 관세가 현실화하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약화할 것"이라며 미 무역 보복의 빌미를 차단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국회에 촉구했다.이번 무역법 122조에 따른 150일의 유효기간이 종료되는 7월 이후에는 무역법 301조나 무역확장법 232조를 동원한 '품목별 고율 관세'라는 더 강력한 압박 카드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자동차와 철강에 대한 품목 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그간 예외였던 반도체까지 관세 유탄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10% 시행은 일시적인 숨 고르기일 뿐, 미국이 다른 압박 수단을 통해 상황을 언제든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도 기존의 무역 합의를 지키지 않는 국가에 노골적으로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미 투자를 비롯한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을 '장난을 친다'고 표현하며, 오랫동안 '미국을 뜯어먹은 국가'들은 더 높은 관세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이런 분위기 속에 정부는 이번 150일의 유예 기간을 단순한 관망이 아닌,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협상기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약속한 대미 투자 계획을 미국 내 일자리 창출 효과와 연계해 구체적인 프로젝트 단위로 신속히 발표함으로써 협상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나아가 통상 문제를 넘어 핵추진 잠수함 도입 및 우라늄 재처리 권한 확보 등 핵심 안보 현안을 관세 협상과 연계하는 '패키지 딜'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미국이 투자를 이행함에도 중국 등 적대국보다 손해를 보는 '역차별' 상황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한미 FTA의 우선적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 국익 극대화의 핵심이다.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국익 극대화 원칙 아래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우호적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다변화 정책도 끈기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