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AI 과열 겹쳐 증시 변동성 경계 … "기조적 하락은 제한적"서울 집값 연율 10%↑ … 외곽·경기 상승폭 더 커주택 재과열 땐 가계대출 확대 가능성 '여전'성장률 상향 시사에도 금리 2.5% 유지 … "불확실성 높다"
  • 한국은행이 미국 통상정책과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핵심 변수로 지목하며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해서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가계부채 재확대 위험을 함께 짚었다.

    한은은 23일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미 관세 정책과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코스피를 포함한 글로벌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정책 추진과 반도체 산업 실적 개선 기대 등을 고려할 때 주가가 기조적으로 하락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증시 하방 요인으로는 인공지능(AI) 기업의 수익성 논란과 고평가 부담, 미 관세 부과 가능성을 꼽았다. 반면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수요 호조와 공급자 우위가 이어지며 적어도 올해까지는 추세를 웃도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계감도 여전했다. 한은은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의 과열 양상은 다소 진정됐지만, 가격 상승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올해 1월 기준 연율 환산 10%를 웃돌았고, 강남 3구보다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의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주택시장이 다시 과열될 경우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환율과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변동성은 크지만 기초 여건은 양호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지속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달러화·엔화 흐름이 맞물리며 환율이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외화 유동성과 대외 차입 여건은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미국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내수 회복과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으로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수정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8%로 제시한 바 있어, 전망치 상향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물가와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는 목표 수준 근처에서 안정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자영업자 등 취약 부문의 신용 위험과 수도권 집값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증에 유의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역시 경기·물가·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