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49조로 외형 성장했지만 50조 고지 못넘어 연말 성수기 직격탄 … 4분기 순손실 전환MAU·활성 고객 동반 감소, 소비자 이탈 현실화김범석 의장 첫 육성 사과
  • 쿠팡이 지난해 연매출 49조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은 이어갔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4분기 영업이익이 97% 급감하며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연말 성수기 실적이 흔들리면서 기대를 모았던 연매출 50조원 돌파도 무산됐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육성 사과에 나섰지만 사고 이후 이탈한 소비자 신뢰를 얼마나 빠르게 되돌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개인정보 유출 여파에 4분기 흔들 …  이익률 하락·연매출 50조 고배

    27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및 연간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345억3400만달러(약 49조1197억원)로 전년(302억6800만달러) 대비 14% 증가했다.

    환율 변동을 제외한 고정환율 기준 성장률은 18%다. 다만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연매출 50조원 고지는 넘지 못했다. 쿠팡은 상장 첫해인 2021년 20조36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으며 2024년에는 41조290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억7300만달러(약 6790억원)로 전년(4억3600만달러) 대비 8% 증가하며 3년 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연간 영업이익률은 1.38%로 전년(1.46%)보다 낮아졌고 첫 연간 영업흑자를 기록한 2023년(1.93%) 이후 3년 연속 하락했다. 연간 순이익률 역시 0.61%로 2년 연속 0%대에 머물렀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이 기간 매출은 88억3500만달러(약 12조810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꺾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00만달러(약 115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3억1200만달러·4353억원) 대비 97%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0.09%로 떨어졌다. 4분기 당기순손익도 2600만달러(약 377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쿠팡의 활성 고객 수도 2460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10만명 감소했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지난해 12월 이후 4분기 매출 성장률과 활성 고객 수, 와우 멤버십,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 ◇ 김범석 의장 첫 육성 사과 … 신뢰 회복 박차·성장 전략 재확인

    김 의장은 이날 열린 쿠팡Inc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사고로 인해 고객 여러분께 끼친 심려와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쿠팡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모든 것은 고객 감동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해왔고 고객은 우리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매일같이 최선을 다하고 있"며 "쿠팡에 있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엄중한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지난해 12월 서면 사과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 인식과 신뢰 회복 의지를 재차 드러낸 행보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동시에 중장기 성장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모든 활동의 중심은 고객 신뢰에 있다"며 "쿠팡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와 수년에 걸친 혁신을 통해 독자적인 물류·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하고 필요하다면 단기적인 트레이드오프를 감수하더라도 고객 감동에 집중하는 것이 쿠팡을 차별화해온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본업 투자 확대 기조를 분명히 했다. 김 의장은 "미래를 구축하는 데 계속 집중하겠다"며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서비스 비용을 낮추기 위해 운영 전반에 걸쳐 혁신과 자동화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를 통해 상품 구색을 대폭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언급했다.

    해외 성장 사업 중에서는 대만 사업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김 의장은 "대만 사업은 이번 분기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며 "상품군 확장과 배송 운영 신뢰도 개선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만 전역의 약 70%를 커버하는 자체 라스트마일 물류망을 구축했으며 지난해 12월 기준 물량의 약 75%가 익일 배송으로 처리됐다.

    이밖에 쿠팡이츠와 파페치에 대해서도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며 고객 경험과 장기 확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김 의장의 사과와 전략 재확인만으로 소비자 신뢰가 단기간에 회복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2월 3484만7887명에서 올해 1월 3401만1152명으로 한 달 새 83만6735명(2.4%) 감소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이탈한 이용자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복귀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켓배송과 가격 경쟁력이라는 강점이 있지만 이번 사고가 브랜드 신뢰에 남긴 상처를 얼마나 빨리 봉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