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목적은 석유가격 안정…정유사 과도한 이익 방지"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 대상…2주 단위 조정최고가격제로 입은 손실은 원가 기준으로 산정해 사후보전
  • ▲ 산업통상부. ⓒ전성무 기자
    ▲ 산업통상부. ⓒ전성무 기자
    정부가 이번주 부터 2주 단위로 시행하기로 한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 중동 위기 발생 이전 평상시 국내 석유 공급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주유소의 판매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오를땐 빨리, 내릴땐 천천히 내려 정유사가 과도한 이윤 추구라는 비판이 있다"며 "최고가격제를 통해서 이부분을 방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 유가도 출렁거리고 있어 한시적으로 운영할 것이다. 시장왜곡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양 실장은 "중동 상황 발생 이후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기도 했고 현재는 약 90달러 수준"이라며 "IEA의 비축유 방출 결정 등 가격 인하 요인이 있지만 여전히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유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고가격제 첫 번째 목표는 석유가격 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특정 주체에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재정이나 기업 어느 한쪽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균등 부담 원칙을 고려해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가격은 기준가격에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률을 반영하고 여기에 세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기준가격은 중동 위기 발생 이전 평상시 국내 석유 공급가격을 기준으로 설정된다. 공급가격은 정유사가 대리점과 주유소에 판매하는 가격으로, 한국석유공사에 주간 단위로 보고되는 가격이 기준이 된다.

    가격 변동률은 원유 가격이 아닌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 변동률을 적용한다. 원유를 정제하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납사 등 다양한 제품이 생산되기 때문에 특정 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삼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금 항목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된다.

    가격 조정 주기는 2주 단위로 운영될 예정이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약 2주의 시차가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정부는 유가 상황에 따라 필요 시 조정 주기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적용 대상 품목은 보통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이다. 특히 등유는 취약계층이 많이 사용하는 연료라는 점을 고려해 포함됐다. 반면 고급 휘발유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대상으로 하며 주유소 판매가격은 직접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역별 운영 방식과 임대료, 물류 비용 등이 달라 판매가격을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정부는 주유소 판매가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거나 매점매석이 의심될 경우 이를 공개하고 조사와 법적 대응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수출 제한 장치도 함께 도입된다. 국제 가격이 높을 경우 정유사가 해외로 물량을 돌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정유사 수출 물량을 2025년 수준으로 제한하고 필요 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정유사가 최고가격제 적용으로 손실을 입을 경우에는 사후 정산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정유사는 자체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액을 산정해 회계법인 검증을 거쳐 정부에 제출해야 하며, 정부는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가격 정산위원회'를 통해 이를 검증한 뒤 분기별로 보전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에너지 취약계층 보호 대책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농민 등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계층에 대해서는 에너지 바우처 등 별도의 지원책을 통해 이중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최고가격 수준에 대해 "현장을 가보니 정유사에서 공급한 가격이 1900원을 넘었다"며 "1800원 언저리, 밑으로 되든지 하면 적정한 시장가의 주유소 가격이 형성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