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중동 리스크' 분석 보고서두바이유 72달러서 103달러로 40% 급등석유제품 업종 부담 가장 커 … 셧다운 우려도미노 피해 불가피 … 장기화시 전방위 타격
  •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해안에 정박 중인 선박. ⓒ연합뉴스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해안에 정박 중인 선박.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제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원유를 직접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제품 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연구원은 16일 발표한 ‘미국·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국제 원유 가격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두바이유 가격은 전쟁 이전 배럴당 72달러 수준에서 지난 6일 103달러까지 치솟으며 40% 이상 상승했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에너지 구조를 고려하면 원유 가격 변동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상당수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이 때문에 분쟁이 확대될 경우 원유 수급 불안과 함께 제조업 전반의 원가 압력이 동시에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국제 유가 상승이 제조업 생산비 증가로 직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분석 결과 유가가 10% 오를 경우 국내 제조업 평균 생산비는 약 0.7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석유제품 업종의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가 10% 상승하면 석유제품 산업의 생산비는 6.30%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원유를 핵심 원료로 사용하는 산업 구조상 유가 변동이 생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다른 산업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제품 산업의 생산비는 1.59%, 고무·플라스틱 산업은 0.46%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중동 지역이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 수준이어서 직접적인 무역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해상 물류 차질이 발생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특히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커지고 글로벌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성욱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장은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제조업의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며 “산업별 에너지 의존도와 공급망 구조를 고려한 맞춤형 대응과 기업 지원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