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채무조정 확정자 5년새 63% 급증 … 30대는 70% 이상 채무 원인 1위 '생계비' … 투기성 빚보다 생활형 대출이 대다수
-
- ▲ 전봇대에 카드 대출 광고가 붙어있는 모습 ⓒ 연합뉴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직장을 구하고 있는 A씨는 프리랜서로 일하며 건별 일당으로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고물가로 식비와 공과금이 뛰면서 매달 수 십만원씩 적자가 나기 시작했다. 불어나는 카드값은 리볼빙으로 메웠고, 부족한 금액은 금리 연 18% 카드론에 손을 댔다. 결국 여러 금융사에서 빌린 빚이 3000만 원을 넘어가며 연체가 임박하자 A씨는 신용회복위원회의 문을 두드렸다. 채무조정은 확정됐지만 A씨는 앞으로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 발급이나 신규 대출이 금지된 채 30대를 맞이하게 됐다.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고 빚의 늪에 빠지는 2030 청년층이 폭증하고 있다. 주거비와 필수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빚을 내는 생계형 다중채무자가 증가하면서 취업 문턱을 넘기도 전에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청년들이 최근 5년 새 60% 가까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채무조정 확정자는 2만134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1만3078명) 대비 63% 급증한 수치다. 경제 활동의 핵심축인 30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30대 채무조정 확정자는 2만4088명에서 4만1489명으로 70% 이상 증가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채무 발생 사유를 살펴보면 '생계비 지출 증가'가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실직·폐업·소득 감소 등 문제도 뒤를 이었다. 반면 투자 실패, 빚투 등 투기성 요인은 비중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과 취업난 속에서 월세 등 필수적인 생활 유지비를 충당하기 위해 여러 금융기관에서 소액 대출을 받아 돌려막는 '생계형 대출'이 한계에 부딪힌 결과라는 분석이다.문제는 채무조정 이후 청년들의 생활이다.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면 정상적인 금융 거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된다. 신용카드는 강제 해지되고 통장은 추심업체나 카드사로부터 가압류돼 기본적인 금융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거나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쳐 자산을 형성해야 할 '황금기'인 20대와 30대 내내 1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금융 소외계층'으로 전락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결국 청년층의 근로 의욕 상실과 장기적인 빈곤층 고착화라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진다.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가적인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적인 구제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금융교육의 부재도 원인"이라며 "어릴 때부터 자력으로 금융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학교에서 교육하고 취업 기회를 원천적으로 늘려 자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