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월 금융안정상황' 발간유가·환율 동반 상승…기업 수익성 압박·석화업종 직격탄AA- 회사채 스프레드 60bp…자금조달 환경 빠르게 악화
  • ▲ 호르무즈 해협 근처의 화물선들.ⓒ연합뉴스.
    ▲ 호르무즈 해협 근처의 화물선들.ⓒ연합뉴스.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을 넘어 기업 재무건전성까지 압박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가 상승과 환율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회사채 상환 부담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6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중동 정세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의 원가 부담이 증가해 수익성이 하락하고, 이는 취약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신규 발행으로 상환하지 못하는 '차환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 전쟁 이후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하며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다. 한은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유가 상승 압력도 기업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 순수입 비율이 4.6%로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며,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곧바로 생산비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종은 직격탄이 예상된다. 원유 수급 차질과 글로벌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원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워 재무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 호르무즈 해협 근처의 화물선들.ⓒ연합뉴스.
    이 같은 환경이 이어질 경우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면서 차환 부담이 현실화될 수 있다.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과 함께 신용스프레드까지 벌어지며 기업 자금조달 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전날 기준 3년물 AA-등급 회사채 금리는 4.158%, 국고채 금리는 3.558%로 집계되며 두 금리 간 격차인 신용스프레드는 60.0bp(1bp=0.01%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국고채 대비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금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기업의 신용위험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은은 기업 부실이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외화자금시장과 대외지급능력은 현재까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외환스왑시장 수급 개선과 외화유동성 여건이 양호한 점이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금융·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영향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외환·금융시장과 취약 부문에 대한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