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경 인지수사권, 금융범죄 신속 대응 기대10월 검찰 폐지로 지휘 공백…수사 통제 변수특사경 80% 경력 3년 미만…전문성 논란 여전금융·법조계 "미국처럼 전문 특사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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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출범 7년 만에 인지수사권을 확보하며 불공정거래 대응의 '속도전'을 예고했다. 주가조작 등 증권범죄나 민생 금융범죄에 대한 신속 대응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수사 권한 확대가 오히려 시장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시장과 학계에서는 법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지수사 권한이 부여되면 부실 수사나 권한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수사지휘가 사라지면 이러한 우려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수사 속도는 빨라지겠지만, 통제 장치는 느슨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특사경의 기소율 75% 수준"이라며 "전문성에 대해서는 검찰에서도 의문 제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허풍은 싫지만 밥값은 할 것"이라며 수사 전문성 논란에 선을 그었다.특사경은 금융·세무·노동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당국에 소속돼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행정직 공무원이다. 그동안은 체포·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부터 사건 송치와 기소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검사의 지휘를 받아왔다. 법률적 판단과 수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금감원 조사와 수사 간 '단절'을 줄이는 데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지난 16일 '자본시장 특사경 집무규칙' 개정안을 예고했다.기존에는 금융위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검찰 이첩 후 특사경에 재배정되는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금감원도 조사 사건을 별도 의뢰 없이 곧바로 수사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이 원장도 "금융위 훈령 개정안 절차가 4월 중순쯤 마무리되면 신속한 수사 개시가 가능해진다"며 "과거 보조 수사기관에 머물렀던 특사경이 이제는 조사 단계에서 곧바로 수사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시장에서는 불공정거래 대응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와 수사 간 시차가 줄어들면 증거 인멸 가능성을 낮출 수 있고, 주가조작·미공개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적시 대응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다만 특사경의 인지수사권은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검찰의 사전 통제 없이 강제수사가 가능해지면서 수사 리스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 공소청 체계로 전환되면 수사지휘권이 사라지면서 초기 수사 단계에서의 법률적 검증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사건 처리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법학과 교수는 "특사경의 법률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기소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건이 늘 수 있다"며 "이는 자본시장 감독 측면에서도 행정력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기업 활동이나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변수로 꼽힌다.특사경의 인력 구조 역시 한계로 남아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특사경 약 2만 명 가운데 약 48%가 경력 1년 미만, 1~3년 경력도 34%로 전체의 약 80%가 경력 3년 미만이다. 순환보직 중심의 공무원 인사 구조상 금융·자본시장과 같은 고난도 영역에서 전문성을 축적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시장과 학계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처럼 금융·증권 범죄에 특화된 전문 특사경을 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단순히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전문성과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