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부동산 PF 익스포저 174.3조, 3분기 연속 감소부실여신 14.7조 … ‘잠복 리스크’ 여전환율 1519.7원·유가 106달러 … 외부 변수 급등금리·환율·유가 ‘3중 압박’ … 금융권 부실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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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3개 분기 연속 감소하며 겉으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권 내부에는 여전히 대규모 '잠재 부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정리된 부실보다 앞으로 터질 수 있는 위험이 더 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PF 익스포저는 174조 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조 6000억원 줄며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연체율도 3.88%로 0.36%포인트 하락하며 표면적인 건전성 지표는 개선되는 흐름이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유의(C) 및 부실우려(D) 여신은 14조 7000억원으로 전체의 8.4% 수준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사실상 '잠재 부실 15조원'으로 보고 있다.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을 뿐, 언제든 손실로 전이될 수 있는 위험 자산이라는 의미다.

    지난해까지 PF 사업장 18조 5000억원이 정리 또는 재구조화됐지만, 이는 과거 부실을 처리한 수준에 그친다. 시장에서는 부실 해소라기보다 ‘시간을 벌어둔 상태’라는 해석이 많다. 매각·재편 과정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자금 흐름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신규 PF 취급액은 20조 7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자금은 사업성이 높은 일부 사업장에만 집중되고 있다. 중위험 사업장은 사실상 자금 공급이 막히면서 부실 전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대외 변수까지 PF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 확대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1519.7원까지 치솟으며 하루에만 18.4원 급등했다. 전날 1501.3원까지 내려왔던 환율이 다시 1520원선에 근접한 것이다. 달러인덱스도 100선을 회복하며 달러 강세가 재개됐다.

    국제유가 역시 급등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 넘게 상승하며 배럴당 106달러를 돌파했다. 고유가 흐름은 건설 원가와 금융비용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PF 사업장의 수익성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공사비 상승과 분양시장 둔화가 겹친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추가로 확대되는 구조다.

    이 같은 외부 충격은 금융권 건전성에도 직격탄이다.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면서 자본비율(CET1)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CET1 비율이 0.01~0.03%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되며, 최근 주요 은행의 RWA는 850조원대에서 860조원대로 10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징후는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서울 주요 개발사업 일부가 공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등장했고, 은행권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46%로 두 달 만에 0.10%포인트 상승했으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7%까지 확대됐다.

    정부는 PF 시장의 ‘연착륙’을 강조하며 정상 사업장 지원과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시각은 보다 냉정하다. 고금리·고환율·고유가가 동시에 작용하는 환경에서 잠복된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8조원을 정리했지만 15조원 가까운 잠재 부실이 여전히 남아 있는 구조"라며 "지금은 위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외부 충격이 더해지면 언제든 터질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가 쌓인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