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결정권자가 환율 변동에 이익얻는 구조정부 공직자 인사 원칙과 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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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신고 재산 82억여원 중 절반 이상이 외화 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당국 수장 후보로서 환율이 상승할수록 원화 환산 평가액이 불어나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5일 신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본인과 배우자, 장남이 보유한 재산 총 82억 4102만원 중 45억7472만원(55.5%)이 해외 금융 자산과 부동산이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와 종로구 오피스텔을 제외하면 자산 대부분이 다국적 금융 자산으로 구성된 것.

    신 후보자는 본인 명의로 국내외 은행·증권 계좌에 예금 23억6793만원을 보유했다. 특히 미국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신용조합, 스위스 투자은행, 스페인 은행 등에 총 20억3654만원 상당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예금은 달러화, 파운드화, 유로화, 스위스프랑 등 외화로 예치됐으며 15만파운드(원화 3억208만원) 상당 영국 국채도 신고했다.

    신 후보자의 재산은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 재직 시절인 2010년(22억2351만원)과 비교해 16년 만에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취임할 경우, 금융통화위원회 내에서 장용성 위원(124억343만원)에 이어 두 번째 자산가가 된다.

    외화 자산은 환율 변동에 따라 원화 평가액이 크게 요동친다는 점이 쟁점이다. 실제로 재산 신고 이후 중동 사태 악화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신 후보자의 외화 자산 평가액은 최대 1억 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안정을 책임져야 할 후보자가 원화 약세 상황에서 오히려 막대한 시익을 거두는 구조다.

    이러한 논란은 정부의 공직자 인사 원칙과도 맞물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부동산 정책 수립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를 전면 배제할 것을 지시했다. 정책 설계 단계부터 이해충돌 소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부동산 정책에서 다주택자를 배제하듯, 외환 정책 결정에서도 대규모 외화 자산 보유자를 엄격히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이달 중순 열릴 인사청문회에서는 신 후보자의 외환시장 안정 의지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그의 자산 구조와 정책 기조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 후보자가 “환율 레벨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언급한 직후 환율은 장중 1540원에 육박하며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