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둔화에 경쟁사 감산 … 삼성 중저가 AP로 정면 돌파엑시노스 1680 앞세워 보급형 AI 확대 … 점유율 반등 분수령내부 의존 구조 한계 … 외부 고객 확보가 실적 개선 핵심 변수
  • ▲ 삼성전자 AP 엑시노스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 삼성전자 AP 엑시노스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올해 1분기에도 1조원대 영업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저가 모바일 AP를 앞세운 반등 전략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경쟁사들이 수요 둔화에 대응해 생산을 줄이는 가운데 삼성은 보급형 칩 성능과 AI 기능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한 만큼 점유율 확대와 외부 고객 확보 여부가 적자 탈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1분기 매출 6조6020억원, 영업손실 1조33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률은 -20% 수준이다. 메모리 호황에도 불구하고 비메모리 부문의 구조적 적자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모바일 AP 시장은 수요 둔화와 원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며 보수적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스마트폰 제조원가가 높아지면서 최종 수요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주요 칩 업체들도 생산 조절에 나선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DRAM과 낸드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4배 이상 상승하며 스마트폰 제조 원가 구조를 크게 흔들고 있다. 12GB 램·256GB 저장용량 기준 단말 가격이 약 3000대만달러(약 12만원) 상승하는 등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고, 이는 다시 최종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특히 보급형 스마트폰의 경우 메모리 비중이 전체 부품 원가의 최대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AP보다 메모리 부담이 더 커진 구조가 형성됐다. 제조사들은 사양 업그레이드와 물량 확대에 더욱 신중해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SoC 주문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주요 모바일 칩 업체들은 선제적으로 생산량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대만 미디어텍은 4나노 공정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며 연간 생산 물량을 약 15% 축소했으며, 퀄컴 역시 유사한 수준의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전망과 고객사의 재고 조정 기조가 맞물리며 당분간 보수적인 생산 전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가 중저가 AP 성능을 끌어올리며 물량 확대를 시도하는 전략은 업계 전반의 감산 기조와 대비되는 행보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에서도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면서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성능 기반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급형 AP '엑시노스 1680'을 공개하며 보급형 라인업에도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전면 적용했다. 해당 칩은 4나노 공정 기반으로 제작되며 초당 19조6000억회 연산이 가능한 NPU를 탑재해 이미지 인식, 음성 처리 등 AI 기능을 기기 내에서 수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됐던 AI 기능을 중저가까지 확장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A 시리즈 등 판매량이 높은 제품군에 적용될 경우 물량 확대를 통한 점유율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약 6% 수준으로 미디어텍·애플·퀄컴 등 경쟁사에 크게 뒤처져 있다. 다만 최근 프리미엄 제품 '엑시노스 2600'이 성능 평가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으면서 기술 신뢰 회복의 계기는 마련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구조적 한계다. 현재 시스템LSI 매출의 상당 부분은 내부 고객인 MX사업부에서 발생하고 있다. 외부 고객 기반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물량 확대와 수익성 개선 모두에 제약이 따른다. 실제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외부 조달 비중이 높을수록 MX사업부 수익성에도 부담이 된다. 삼성전자가 자체 AP 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외부 고객 확보 여부가 시스템LSI 반등의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등 신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내부 수요만으로는 적자 구조를 탈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 상승, AP 가격 압박까지 겹치며 전반적인 수익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보급형 시장에서는 원가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해 사양 경쟁이 제한되는 흐름이다. 향후 온디바이스 AI 확산은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AI 기능이 프리미엄을 넘어 보급형까지 확산되면서 모바일 AP 성능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에서도 AI 성능이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올해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AP 시장에서 점유율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