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곳중 13곳 미분양…청약 경쟁률 0% 단지도 수두룩미수금 증가→돈맥경화 악순환…'악성' 3만가구 돌파"실제 미분양 더 많아"…공급대책 지방 부동산에 악재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분양시장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상급지를 제외한 전국 곳곳에서 미달 물량이 속출하며 건설업계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특히 지방에 사업장이 몰려있는 중견 건설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달 경우 중견건설사 사업장의 약 80%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서 건설업계 우려를 키우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3월 한달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사를 제외한 중견·중소 건설사가 분양한 단지는 총 16곳이다. 이 가운데 1·2순위 청약에서 모집 인원을 모두 채운 단지는 △해링턴플레이스 노원 센트럴 △두산위브 더센트럴 수원 △부천역 에피트 어바닉 등 3곳뿐이었다.

    나머지 13곳은 특정 주택형에서 미달이 발생하거나, 아예 청약 경쟁률이 0%대에 그쳤다. 이는 청약 접수 인원이 전체 모집 규모보다 적어 청약경쟁률이 소수점 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별 청약 성적을 보면 호반건설(시평 12위)이 경북 경산시에 공급하는 '경산 상방공원 호반써밋 1단지'는 1·2순위 청약에서 983가구를 모집했지만 청약 신청이 221명에 그쳐 0.22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원건설산업(65위)이 인천 중구에 분양하는 '오션포레베네스트하우스'도 249가구 모집에 나섰지만 47명만 신청하며 경쟁률이 0.19대 1에 그쳤다.

    또한 모아건설산업(137위)이 공급 중인 '에코델타시티 엘가 로제비앙'도 991가구 모집에 76명만 청약을 시청해 경쟁률이  0.08대 1에 머물렀다.

    미분양이 장기간 적체되면 시행사와 시공사 재정 부담으로 직결된다. 공사대금을 돌려받지 못해 미수금이 쌓이고 이로 인해 현금유동성이 저하될 수 있다.

    특히 중견 건설사 경우 시행·시공을 도맡는 자체 분양사업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미분양 리스크가 더욱 크다. 자체사업은 시공만 맡는 도급사업보다 이익률이 2배 이상 높지만 미분양 발생시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예컨대 경산 상방공원 호반써밋 1단지 경우 호반건설이 시공, 호반건설이 지분 50.1%를 보유한 상방공원피에프브이가 시행을 맡은 사실상 자체 분양사업장이다.

    에코델타시티 엘가 로제비앙도 모아건설산업이 시공, 모아건설산업이 지분 22.00%를 보유한 부산에코5피에프브이가 시행을 맡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 '뇌관'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이른바 '악성 미분양'도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1월 2만9555가구 대비 5.9%(1752가구)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이 3만가구를 돌파한 것은 2012년 3월 3만3438가구 이후 14년여만이다.

    이는 각 건설사들이 공개한 물량만 집계한 것으로 비공개된 물량까지 추산하면 준공 후 미분양이 2배, 3배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는 건설사 등으로부터 비공개 요청이 들어온 단지를 제외한 뒤 미분양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A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통해 미분양 매입 사업 등을 진행 중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되는 부분은 미미하다"며 "정부가 미분양을 매입한다고 해서 완전히 꺾여버린 지방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것 같진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방 분양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분양을 마냥 미룰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미분양 해소를 위한 직접적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으면 지방에 위치한 중소 건설사부터 하나둘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수도권 위주의 정부 공급대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주요 입지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 경쟁력이 더욱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B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지방분권을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부동산 정책은 수도권, 특히 서울에 집중되고 있다"며 "집값 안정을 위해선 불가피한 게 사실이나 지방 건설업계와 부동산 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