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순자금운용 269.7조, 전년비 54조 급증지분증권·펀드 투자 확대 … 자금운용 342조로 급증기업 조달 축소·정부 조달 확대, 경제 주체 간 격차 심화해외투자 증가로 국외 순자금조달 158조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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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계의 '여윳돈 축적' 흐름이 더욱 강화됐다. 소비를 줄이고 투자로 자금을 돌리는 구조가 뚜렷해지면서, 가계 순자금운용 규모가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액은 269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15조 5000억원) 대비 54조원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순자금운용은 자금운용에서 자금조달을 뺀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가계 여윳돈 증가는 단순한 저축 확대가 아니라 투자 중심 자산 재편과 맞물려 있다. 실제로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248조 8000억원에서 342조 4000억원으로 90조원 넘게 급증했다. 특히 지분증권과 투자펀드, 보험·연금 준비금 등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며 금융자산 운용 구조가 공격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반면 자금조달도 함께 늘었다. 가계의 자금조달 규모는 33조 3000억원에서 72조 7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기관 차입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투자 확대 과정에서 레버리지가 동반된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 전반적으로도 '가계 흑자(surplus), 기업·정부 적자(deficit)' 구조는 더욱 뚜렷해졌다.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77조 5000억원에서 34조 2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기업들이 투자 확대 대신 현금성 자산을 늘리고 자금 조달을 줄인 결과다. 실제로 기업 자금운용은 86조 8000억원에서 213조 2000억원으로 급증하며 보수적 재무 전략이 강화된 흐름을 보였다.

    정부는 재정 지출 확대 영향으로 자금 부족 폭이 커졌다.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36조 1000억원에서 52조 600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국채 발행 증가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대외 부문에서는 자금 유출 흐름이 한층 강화됐다. 국외 순자금조달 규모는 116조 6000억원에서 158조 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해외주식 투자 증가 등으로 거주자의 해외투자가 크게 늘면서 자금의 해외 유출 압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 규모 측면에서도 가계의 재무 여력은 개선됐다. 2025년 말 기준 국내 비금융부문 금융자산은 1경 3986조원, 금융부채는 810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순금융자산은 5884조 9000억원으로 증가했고,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73배로 전년(1.59배)보다 상승했다.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 역시 2.54배로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