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호르무즈 봉쇄로 '골든루트' 부상 가치 상승정부, 선정 공고 통해 9월 실질적 운항 가능성 타진HMM 본사 부산 이전으로 물류망 선점 동력 확보'북극항로 특별법' 업고 해양수도권 물류 전략 탄력
  • ▲ 부산항 신항 전경.ⓒ부산항만공사
    ▲ 부산항 신항 전경.ⓒ부산항만공사
    중동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대체 항로로 북극항로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부산을 해양수도권으로 조성해 부극항로 진출의 전진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한 데 이어 최근 HMM 노사도 본사 부산 이전을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북극항로 물류망 선점 전략이 탄력받을 전망이다. 

    중동 사태 이후 북극항로의 상업적 가치와 전략적 거점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수에즈 운하 경유 항로(약 2만㎞)대비 운항거리는 1만3000㎞로 약 35% 단축되고 운항시간은 30일에서 20일로 줄어든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도 후보 시절 최우선 과제로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고 해양수도권을 명실상부하게 육성하는 일"이라며 "중동상황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게 북극항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취임사를 통해서도 "북극항로도 착실히 준비해서 수년 후에 '그때 준비 안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는 평가를 꼭 들을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해수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운협회는 지난달 27일 북극항로 시범운항 참여 선사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참여 선사는 오는 15일 결정될 예정이다. 시범운항은 부산항에서 출발해 북극해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3000TEU급 컨테이너선이 2000개 이상의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이동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나라는 과거 5차례 벌크선이 '부산~러시아 야말반도' 구간을 액화천연가스(LNG)용 플랜트 등을 싣고 운항한 적 있으나 컨테이너선 운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극항로에 대한 첫 상업 운항 시도이자 국내 선사 중 북극항로에 뛰어들만한 선사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시범운항 참여 선사에 총 40억원 규모의 지원을 내걸었다. 

    통상 북극항로 운항 가능 기간은 7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다. 기후 온난화로 북극해 얼음이 녹으면서 항행 가능 시기가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러시아·캐나다·핀란드·노르웨이 등에서 북극 관련 전략을 추진하는 등 북극항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또 최근 HMM 노사의 부산 이전 극적 합의는 북극항로 개척 전략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부산항을 북극항로 개척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으로, HMM의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되면 핵심 앵커기업으로 삼아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해상 물류망 다변화와 함께 국가 물류 안보를 확보하고 관련 산업 집적화로 해운 경쟁력이 한 단계 상향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황 장관도 지난 30일 'HMM 본사 부산 이전 노사합의' 서명식에서 "해수부에 이어 HMM 이전, 동남권투자공사설립, 해양수산 공공기관 이전, 해사법원 출범이 이어지면 부산은 집적 시너지로 해양수도 면모를 갖춰가고, 지역의 미래성장 동력 창출과 지속가능한 발전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북극항로 개척을 뒷받침할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특별법'도 상임위 문턱을 넘으며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안은 해수부가 북극항로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북극항로 구축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북극항로위원회를 두고 북극항로 구축·운영 등에 대한 사항을 협의·조정하고 해수부에 부극항로추진본부도 설치하도록 했다. 연관산업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 등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 시민단체들도 지방선거 전 북극항로 특별법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해양수도부산 발전협의회 등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북극항로는 도시 간 경쟁을 넘어 동남권과 남부권을 하나의 유기적 경제권으로 연결하는 해양 수도권 구축의 핵심 동력"이라며 "전략적 기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법적 기반과 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예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워싱턴DC무역관은 "최근 지정학적 긴장과 기후 변화로 인한 운하 운영 제약이 부각되는 가운데, 북극 항로는 글로벌 해상 물류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다"며 "북극은 단순한 자원 개발 차원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경쟁, 관련 정책 환경 변화와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에너지 자원과 핵심광물을 둘러싼 경제안보적 중요성이 확대되는 지역으로 주목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