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 포함 '세입자 낀 주택' 전체 2년 실거주 유예매물 출회 목적 고육지책이지만 … 누더기 규제에 시장 혼란잦은 정책 변경에 거래현장 혼선…부동산 정책 신뢰도 흔들
-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무주택자가 전세를 낀 매물을 매수할 경우 실거주의무를 유예해주는 대상이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늘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다시 급감하는 양상을 보이자 세입자 거주 주택 전체에 예외 규정을 두는 고강도 보완 조치에 나선 것이다. 추가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이지만, 반복된 규제와 후속 예외 규정 탓에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혼선이 빚어지는 분위기다.12일 국토교통부는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매수자 입주를 유예해주는 방안을 비거주 1주택을 포함해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와 관련된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을 오는 13일부터 입법예고 할 예정이다.이번 조치에 따라 발표일 기준 임대 중인 주택이라면 모두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다. 유예를 받으려면 올 연말까지 관할 관청에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이후에는 4개월 내 등기를 완료해야 한다.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는 매수자 요건은 '발표일부터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자'로 한정된다.아울러 토지거래허가를 거쳐 실거주 유예를 적용받은 경우 유예 기간은 임대차계약상 계약종료일까지 적용된다. 다만 늦어도 2028년 5월 11일 내로는 실거주를 위해 입주해야 한다.정부가 부랴부랴 추가 보완책 마련에 나선 것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늘었던 아파트 매물이 다시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서다.부동산 플랫폼 아실 통계를 보면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3985건으로 지난 5일 7만403건 대비 9.2% 줄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매물이 6000건 이상 급감했다.기존에는 비거주 1주택자만 실거주 유예 대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최근 매물 감소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가 대상 범위를 세입자 거주 중인 주택 전체로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문제는 기존 규제에 대한 예외 조치가 남발되면서 시장 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실제 정부가 양도세 등 규제 방안에 대한 예외 조항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벌써 세번째다.앞서 지난 2월 정부는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 재개 전인 지난 9일까지 토지거래헉와 매매 계약을 완료한 경우 임대차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당시 발표일인 2월 12일 기준 유효한 임대차 계약이면서 2028년 2월 12일까지 계약이 종료돼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지난달 1일에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다주택자의 수도권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 연장을 제한하면서 전세 낀 매물을 거래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뒀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매물 경우 무주택자가올해 12월 31일까지 매수한다는 조건 아래 기존 세입자의 임대차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준 것이다.하지만 정부가 예외 조치를 발표할 때마다 연장된 유예 기간이 토허구역 실거주 기한과 일치하지 않아 거래 당사자간 혼선이 생기거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등 시장 내 혼란이 가중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 조치가 처음 언급됐을 때에도 정부가 사실상 '갭투자'를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커졌다.이에 정부가 "토허구역 내에서 실거주 유예를 적용받더라도 입주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토허제 틀은 동일하게 유지된다"며 "토허구역 지정 전 경우처럼 갭투자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 내 혼잡과 정책 신뢰도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 내 중론이다.강남구 T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안 그래도 양도세 중과와 토허제 등으로 주택 매매와 임대차계약이 번잡해졌는데 여기에 각종 예외 조항까지 추가되니 정신이 없다"며 "집주인과 매수희망자, 세입자는 물론이고 거래를 중개해야 하는 공인중개사들도 잇단 규제와 유예 및 예외 조항에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노원구 N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런 식이면 정부가 특정 규제안을 발표해도 시장은 미리 그 다음 규제안부터 기다리게 될 것"이라며 "규제 후 보완 조치가 반복되면 집주인들의 버티기와 실수요자 관망세가 짙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규제에 예외 조항을 추가하기보다는 직접적인 토허제 및 양도세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존 규제에 예외 조항을 덧붙이는 땜질식 처방은 시장 내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시장에 풀리는 매물을 늘리려면 규제를 풀어 다주택자들의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조치에 따라 추가로 풀릴 매물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1주택자는 비거주자라 하더라도 다주택자보다 양도 및 보유세 부담이 낮은 편이고 투자개념의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해 소유와 거주를 분리한 경우가 많다"며 "매물을 당장 내놓기보다는 향후 실거주를 통해 절세를 완성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상환 압박을 병행하지 않을 경우 이번 조치로 인한 매물 출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