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1001 오는 6월 마지막 투약 … 9~10월 톱라인 발표 예정푸싱제약과 총 7조원 규모 글로벌 판권계약 … 누적 규모 약 10조원파킨슨병 치매, 혈관성 치매 등 적응증 확장도 추진
  • ▲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아리바이오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독점 판권계약을 계기로 임상 3상 완주와 상업화 준비에 속도를 낸다. 약 7조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며 자금 부담을 덜었지만 최종 평가는 오는 9~10월 예정된 글로벌 임상 3상 톱라인 데이터에 달려 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임상 종료와 데이터 도출까지 모든 역량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AR1001의 추가 적응증인 파킨슨병 치매, 혈관성 치매로 영역을 확장하고 아밀로이드 백신 등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아리바이오는 AR1001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기념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13일 중국의 글로벌 제약기업 푸싱제약과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개발·허가·생산·상업화를 위한 대규모 독점 판권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약 7조원(47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아리바이오의 누적 기술수출(독점 판매권) 계약 규모는 약 10조원에 달한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삼진제약과 알츠하이머명 치료제의 국내 판권·제조권 계약(1000억원)을 체결했다. 아르세라(Arcera)와는 중동·중남미·아프리카·CIS 지역 공급 계약(1조2400억원)을 맺었다.

    AR1001은 아리바이오가 개발한 질환조절형 경구용 PDE-5 억제제 계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회사는 단순 증상 완화를 넘어 알츠하이머병의 근본 원인에 접근하는 신약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미국, 유럽, 영국, 중국, 한국 등에서 1500명 이상 환자가 참여한 글로벌 임상 3상(POLARIS-AD)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임상은 막바지 단계로 오는 6월 마지막 투약이 완료된다. 이후 오는 9~10월 톱라인(주요 지표)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글로벌 임상 3상 직접 수행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초기 임상 또는 임상 2상 중에 다국적 제약사에게 기술이전 하는 것이 신약개발의 정석이라는 통념이 있었지만 이 통념을 깨지못한다면 G7의 위상을 가진 대한민국은 결코 신약 주권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이 글로벌 임상 3상을 직접 수행하고 세계 시장 상업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비로소 한국이 신약 시장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푸싱제약(이하 푸싱)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푸싱의 최고 경영인들이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진정성을 보였다"면서 "푸싱이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데 AR1001을 핵심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아리바이오가 당장의 자금 부담을 덜고 글로벌 임상 3상 완주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글로벌 임상 3상은 단순히 후보물질의 가능성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환자 모집과 투약, 국가별 규제 대응, 임상 데이터 품질 관리 등 전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과 경험 등이 필요하다.

    푸싱제약이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에 공감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환율 변동과  임상 3상 연장시험 참여율이 95%에 달해 임상 비용이 가중되던 시점에서 푸싱의 제안은 단순한 자본 투입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임상 3상 종료 전에 글로벌 판권을 이전하게 된 것은 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3상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임상에 참여하고 있는 김상윤 서울대분당병원 신경과 교수도 이날 간담회에서 AR1001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기존 치료제의 경우 고가 약가와 주사 투여, 부작용 관리 부담이 존재한다"며 "AR1001이 성공할 경우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도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AR1001 개발이 성공할 경우 미국과 일본 중심으로 형성돼 온 알츠하이머병 연구 흐름에서 한국이 일정 부분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리바이오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AR1001의 상업화 준비와 후속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는 AR1001의 추가 적응증으로 파킨슨병 치매, 혈관성 치매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와 혈관성 치매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아밀로이드 백신 등 후속 파이프라인을 통해 퇴행성 뇌질환 분야 전반으로 개발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프레드 김 아리바이오 미국지사장은 글로벌 임상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도 회사의 주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장은 "CRO(임상시험수탁기관)에 임상을 맡기고 주간 보고를 받는 방식만으로는 임상 관리가 제대로 되기 어렵다"며 "임상 주도권을 회사가 갖고 CRO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아리바이오는 전 세계 임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문제 발생 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입장이다.

    또 이병건 특별고문은 "이제 남은 것은 임상 3상 데이터"라며 "AR1001은 편견이 아니라 임상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가 확인된다면 국내 신약 개발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리바이오는 이제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 오는 9~10월 공개될 톱라인 데이터는 AR1001의 신약 가능성을 가늠하는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국내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임상 3상을 직접 수행하고 세계 시장 진출까지 주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