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주가 하락에 셀트리온·에이비엘 등 소통 나서"펀더멘털 훼손 아닌 수급 악화" … 연구개발 상황 공개국민성장펀드, 시차 두고 바이오 전반 수급 개선 기대
  • ▲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연합뉴스
    ▲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연합뉴스
    변동성 장세 속에서 코스닥 바이오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로 수급이 쏠리는 가운데 금리 인상 압박과 대외 불확실성까지 부각되면서 성장주 성격이 강한 바이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주가 하락이 길어지자 셀트리온, 에이비엘바이오 등 바이오 기업들은 잇따라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이들은 최근 주가 부진이 회사의 펀더멘털 훼손 때문이 아니라 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 악화와 대외 변수 영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오는 22일부터 국민성장펀드 판매에 나서면서 정책자금이 얼어붙은 바이오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150 헬스케어지수는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3.22% 내린 5367.93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1개월(4월 20일~5월 20일) 기준 하락률은 18.2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하락률 9.78%과 비교하면 낙폭이 두 배 가까이 크다.

    바이오주의 약세는 특정 기업의 개별 이슈를 넘어 업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신약 개발 기업은 임상과 기술수출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데다 대부분 단기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다. 금리 부담이 커지고 위험자산 선호가 약해지는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연이은 주가 급락에 바이오 기업들은 잇따라 주주 소통에 나서고 있다. 공통적으로 최근 주가 하락이 회사 본질 가치의 변화가 아닌 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과 수급 악화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9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 및 대응 방안을 안내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글로벌 증시 내 일부 산업군 중심의 수급 쏠림 현상 등의 외부 환경 영향으로 바이오·제약 섹터 전반의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셀트리온의 기업 가치 또한 회사가 달성한 유의미한 사업적 성과나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회사와 대주주가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글로벌 시장 점유율 강화 등 중장기 로드맵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역대 최대 1분기 매출과 수익성 개선을 근거로 펀더멘털이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올해 2월 말 최고가인 25만10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17만880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고점 대비 하락률은 약 28.8%다.

    에이비엘바이오도 20일 "과도한 주가 하락으로 인해 심려가 크실 주주 여러분께 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연구개발과 사업개발을 포함한 사업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회사는 현재 바이오 시장이 반도체·로봇 등 일부 섹터로의 자금 집중, 지정학적 불확실성,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러한 외부 환경 변화가 당사의 본질적 가치 변화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회사는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와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추진, 4-1BB 기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의 임상 개발,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연구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올해 최고가 25만7500원 대비 현재 10만5700원 수준으로 약 59.0% 하락했다. 

    이와 함께 리가켐바이오, 올릭스, 지투지바이오 등도 주가 하락과 관련해 입장을 냈다. 이들은 모두 최근의 주가 급락이 바이오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과 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 때문이라면서도 주요 사업과 연구개발은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입장을 내는 것은 단순한 주가 방어를 넘어 주주 신뢰 회복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바이오주는 임상 성과나 기술수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될 때마다 급등했지만 이후 차익 실현과 수급 이탈이 겹치며 낙폭을 키우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기업들은 연구개발 비용 부담이 크고 실적 가시성이 낮은 경우가 많아 시장 분위기에 따라 주가가 크게 흔들린다. 임상 일정 지연, 기술수출 불확실성,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 등이 부각될 경우 투자심리는 더 빠르게 위축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성장펀드가 바이오 업계의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산업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정책금융 성격의 펀드다. 바이오 산업은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와 장기간의 사업화 기간이 필요한 만큼 정책자금의 지원 필요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이미 바이오 분야에서는 국민성장펀드 지원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 비티젠은 바이오 기업 중 처음으로 국민성장펀드의 저리대출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비티젠은 항체·단백질 기반 바이오의약품 공정개발 및 위탁생산 기업으로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위한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생산 역량 확대에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성장펀드가 단기적으로 바이오주 전반의 주가 반등을 이끌기는 어렵지만 시차를 두고 업종 전반의 수급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초기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 집행이 이뤄지고 이후 중기·초기 기업으로 투자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정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상무는 "단기적으로는 비티젠 등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 국민성장펀드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3년차부터는 중기·초기 기업으로 지원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펀드 규모와 운용 인력 규모를 고려하면 규모가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면서 펀드 운용의 활성화를 금액적으로 달성할 가능성이 높고 이후 순차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형 기업으로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약간의 시차는 존재하겠지만 바이오 전반의 수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