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전체·사업부별 성과급 배분 비율 막판 쟁점박수근 "해당 항목은 노동조합이 양보 많이 했다"중노위 "노사 신청하면 밤·휴일에도 추가 조정"
  • ▲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20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20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이 끝내 불성립으로 종료된 가운데 막판 쟁점 중 하나가 반도체 DS부문 전체와 사업부별 성과급 배분 비율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20일 조정 종료 직후 성과급 배분 방식과 관련해 “그 항목은 노동조합이 양보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중노위 조정안에 노조는 수락 의사를 밝혔지만, 사측이 수락 여부를 유보하며 서명하지 않으면서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 다만 박 위원장은 노사가 다시 합의해 신청하면 “밤이든 휴일이든 언제든 응하겠다”고 밝혀 추가 조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총파업 수순에 들어간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노위가 조정안을 냈는데 노동조합은 수락했고 사용자는 유보라고 하면서 사인을 거부했다”며 “결과적으로 조정은 성립되지 않아 종료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 간 의견 대립이 많았지만 고용노동부 장관과 여러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내용은 상당히 접근했다”면서도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한두 가지에서 근본적으로 의견 접근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조정 가능성도 분명히 했다. 박 위원장은 “언젠가는 타결이 돼야 하기 때문에 노사가 생각이 변해 합의하고 신청하면 밤이든 휴일이든 언제든 응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후조정은 불성립됐지만 노사가 다시 중노위 조정을 요청할 경우 추가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성과급 총액만이 아니었다. 반도체 DS부문 전체와 사업부별 성과급 배분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가 막판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그동안 DS부문 성과급 재원을 전체 반도체 구성원이 공유하는 몫과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몫으로 나누는 방안을 요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DS 전체 배분과 사업부별 차등 배분을 7대3으로 나누는 방안이 노조 요구안으로 거론돼왔다.

    박 위원장은 ‘7대3으로 노조 주장대로 나누는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조정안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 내용은 말하기 어렵지만 그 항목은 노동조합이 양보를 많이 했다”고 답했다. 조정안의 세부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DS 전체와 사업부별 배분 비율 항목에서 노조가 기존 입장에서 상당 부분 물러섰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성과급 배분 논란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DS부문 내부의 실적 격차가 있다. 메모리사업부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을 타고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실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같은 DS부문 안에서도 어느 조직이 이익을 만들었고, 그 이익을 어디까지 나눌 것인지가 충돌한 셈이다.

    노조는 같은 반도체 부문 구성원이라면 일정 수준의 보상은 함께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DS부문 전체가 하나의 생산·개발 체계로 움직이고, 메모리 호황 역시 다른 사업부와 지원 조직의 기여가 결합된 결과라는 논리다. 반면 사측은 사업부별 실적과 기여도를 반영하지 않는 보상은 성과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적자 사업부에도 고액 성과급을 지급하면 향후 다른 사업부와 계열사, 산업계 전반으로 잘못된 선례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박 위원장이 “큰 것은 하나, 작은 것 한두 가지”라고 말한 것도 배분 원칙을 둘러싼 민감성을 보여준다. 전날까지 ‘한 가지 쟁점’으로 설명됐던 내용이 이날 ‘두세 가지’로 늘어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큰 것은 하나이고 작은 것 한두 가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쟁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조정이 불성립됐기 때문에 내용은 서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수 있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타결이나 대화의 여지를 남기는 데 좋다”고 말했다. 조정 내용이 공개될 경우 노사 어느 한쪽의 명분 싸움이 커지고, 추가 협상 공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중노위의 메시지는 두 갈래다. 조정안은 불성립됐지만, 노사가 다시 요청하면 언제든 중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이 “밤이든 휴일이든 언제든 응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총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물밑 협상이나 추가 조정 신청을 통해 다시 대화 테이블이 열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긴급조정권 논의에는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장관과 긴급조정권 발동을 논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답했다. 긴급조정권 배제 여부에 대해서도 “그건 제 권한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