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N, 잠수함 넘어 차세대 해양 추진체계 시험대한화오션 잠수함 경험 vs HD현대重 원전 기자재 역량특수선·원전·방산 공급망 새 성장축 부상
-
-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 보고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건조 사업을 공식화하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주도권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핵잠수함 건조 경험은 쇄빙선·극지 탐사선 등 특수선 분야와 차세대 해양 추진 체계로 확장될 수 있어 조선과 원전, 방산 공급망 전반에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27일 조선·방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건조 사업을 ‘장보고-N 사업’으로 명명하고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 2030년대 후반 전력화를 목표로 제시했다.핵잠수함 건조의 난도는 함정용 원자로를 잠수함 추진·전력체계와 선체 구조 안에 통합하는 데 있다. 원자로 주변에는 열을 빼내는 냉각계통과 승조원을 보호하는 차폐 구조, 추진 장치와 전력 설비가 함께 들어간다. 사람이 접근해 점검·교체할 공간도 필요하다. 잠수함은 공간 제약이 커 장비와 공간의 배치, 연결 방식이 성능·안전성을 좌우한다. 여기에 냉각펌프와 터빈 등에서 발생하는 열과 진동, 소음도 낮춰야 해 선체 설계와 체계통합 난도가 높다.이 과정에서 쌓이는 설계 경험은 쇄빙선과 극지 탐사선 같은 특수선으로 확장될 수 있다. 쇄빙선은 극지에서 얼음을 깨며 장기간 운항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력 추진계통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 저온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기자재, 충격·진동을 견디는 선체 설계가 필요하다. 제한된 선체 안에 고성능 추진·전력·정비 체계를 안정적으로 묶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 조선사가 확보해야 할 기술 기반이 맞닿아 있다.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잠수함 함체 기술은 굉장히 앞서 있지만 원자로를 함체와 어떻게 잘 결합시키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디젤 추진 잠수함 대비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기술 복잡도가 두어 단계 점프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보고-N 사업은 조선업이 차세대 해양 추진체계 경쟁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본설계와 체계통합 경험은 후속 잠수함뿐 아니라 해양 SMR, 원자력 추진 특수선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나아가 원자로 용기 등 원전 주기기·보조기기 제작 수요도 함께 커질 수 있다.한화오션은 장보고-III·KSS-III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기본설계 등 초기 단계에서 강점을 부각할 전망이다. KSS-III급 도산안창호함은 최근 1만4000㎞ 이상을 항해하며 장거리 운용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체계통합과 원전급 기자재 제작 경험을 결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미국 테라파워의 4세대 원자로용 원자로 용기와 원자로 인클로저 시스템 부품 공급망에 참여하며 원전급 기자재 제작 역량도 확보했다. 정밀 제작과 특수 용접, 원전 품질관리 경험은 미래 함정 기술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함정 기자재 협력사와 공급망에도 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건조 단계에서 채택된 특수강 소재와 부품은 후속함과 정비, 성능개량 과정에서 반복 수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품질 기준과 납품 이력을 확보한 업체는 장기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이번 조선 빅2 경쟁을 넘어 기자재 생태계 주도권 싸움으로 확대되는 배경이다.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핵잠수함 국내 건조는 자주국방뿐 아니라 산업·경제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쇄빙선과 극지 탐사선 등으로 수요가 이어질 수 있어 산업 파급효과가 크고, 수백 개 기업이 함께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함정용 원자로는 일반 원전보다 작게 만들어야 해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지만 개발되고 나면 잠수함뿐 아니라 여러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