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방산 융합의 거점 영도조선소 방문독도함 창정비 및 고속정·컨선 신조 분주'자체 기술' 고속상륙정, 경쟁력의 산물"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글로벌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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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상륙정(LSF2). ⓒHJ중공업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은 우리 조선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입니다. HJ중공업은 독도함, 고속정 등 최고 수준의 군함 건조와 MRO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영도조선소 내 설비 보강과 투자도 곧 완료 예정으로, 본격적인 입찰에 나설 것입니다”지난달 31일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만난 유상철 대표는 확신에 찬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유 대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HJ중공업만 건조할 수 있는 고속상륙정에 대한 글로벌 바이어들의 관심이 뜨겁다. 우리가 건조한 상선에 대해서도 선주들이 높은 만족도에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고 자부했다.실제 HJ중공업은 1937년 부산 영도에 대한민국 최초로 설립,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소로 상선과 특수선 분야에 특화돼 있다. 상선 분야에선 1938년 390톤급 국내 최초 화물선 건조를 시작으로 동양 최초로 멤브레인형 LNG선, 최신 선형의 컨테이너선을 선보이며 시장에서 명성을 떨쳤다. -
- ▲ HJ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 ⓒHJ중공업
특수선 분야에서는 1974년 국내 해양방위산업체 1호 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국내 최대 대형수송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을 비롯해 초계함, 상륙함, 고속정, 고속상륙정(공기부양정), 잠수정, 경비정 등 국내 최다 함정 건조실적을 보유하고 있다.HJ중공업은 2016년 산업은행 관리체제로 들어간 이후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인수되기까지 5년간 상선 수주가 중단된 사이에도 군함·특수선 분야 신조와 MRO를 꾸준히 맡아 해당 분야에서 입지를 유지했다. 상선 분야에선 친환경·고부가가치선박 건조 기술을 탑재한 중대형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글로벌 선주들과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영도조선소 현장에 들어서자 MRO를 위해 안벽에 정박한 독도함이 눈에 들어왔다. HJ중공업은 대한민국 해군의 상징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을 모두 건조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말 방위사업청으로부터 423억원 규모의 독도함 창정비 사업과 254억원 규모의 고속상륙정 창정비 사업을 따냈다.고속상륙정은 독도함을 마주 보고 자리하고 있었다. 고속상륙정은 전차 한 대와 병력 24명, 또는 병력 150명을 태워 해안에 상륙하는 전천후 첨단 함정이다. 시속 약 74㎞로 선박 중 최고속 수준을 자랑하며, 공기부양 방식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선박이라기보다 항공기에 가까운 작동 원리를 갖는다. -
- ▲ 독도함. ⓒHJ중공업
HJ중공업 관계자는 독도함 내부 길이 약 195m, 폭 35m에 달하는 공간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저 공간에 길이 28m, 폭 15m의 고속상륙정 두 척이 탑재된다. 일반 상륙정이 접근할 수 없는 갯벌이나 하천, 모래사장 등과 같은 지형에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고 수심에 상관없이 빠른 속도로 목표 해안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고속상륙정에는 UAE, 사우디, 이집트, 카메룬 등 중동은 물론 콜롬비아, 페루, 영국, 뉴질랜드, 일본,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에서 들여오는 일부 장치의 국산화를 진행 중으로, 국산화율을 높여 수출과 MRO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영도조선소의 특수선 구역에선 독도함, 고속상륙정뿐 아니라 해경의 3000톤급 경비함, 해군의 신형 고속정의 건조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경비함은 내년 진수를 앞두고 선체의장 작업이 한창이었고, 고속정은 선각 조립과 사다리 설치가 이뤄지고 있었다.특수선 구역을 지나 상선 구역으로 이동하니 HMM의 컨선이 인도 준비에 한창이다. HJ중공업은 지난 2023년 2월 HMM으로부터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선 2척을 수주했다. 그중 두 번째 선박이 지난달 시운전을 마치고 11월 4일 인도를 위해 최종 점검 중으로, 선원들도 모두 승선을 마친 상태였다. -
- ▲ 유상철 HJ중공업 대표가 지난달 31일 영도조선소에서 기자들과 차담을 나누고 있다. ⓒ김보배 기자
신조 건조와 MRO 역량을 다 갖춘 이곳 영도조선소는 조선업 재건과 함께 기술력이 재조명되며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해상은 물론 저수심이나 갯벌 등 절벽을 제외한 전 세계 해안 80%에 상륙할 수 있는 전천후·첨단 함정으로 주목받는 고속상륙정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HJ중공업은 영도조선소의 지리적 이점과 기술력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0조원 규모로 확대가 예상되는 미 해군 MRO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함정정비협약(MRSA) 체결에 공들이는 중으로, 연내 MRSA 체결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유상철 대표는 “영도조선소는 해군작전사령부 바로 맞은편에 있어 MRO 접근성이 최적이다. MSRA 승인 후엔 미 해군 MRO 시장 진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며 “국내 대표 해양방위산업체로서 축적된 경험과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