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서 기자회견 … 사용자 측과 10차례 교섭에도 평행선"저가 수주 고착화" … 건설사 사용자성 인정 판정에 업계 불안
  • ▲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원들이 27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원들이 27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조합(노조)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건설현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전국 공공공사 현장 85%가 '셧다운' 될 위기에 직면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와 한국노총 건설연맹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돌입을 선포했다.

    앞서 노조와 사용자 측 단체인 타워크레인안전협회는 총 10차례 교섭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 측 요구사항 중 임금 총액 15% 인상과 법정 근로시간 주 40시간 준수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11일 양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사후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조정 과정에서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지난 21일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타워크레인 노조는 "이번 총파업은 단순한 임금교섭 결렬 때문이 아니다"며 "반복되는 저가 계약과 임금 삭감, 채용 배제, 장비 안전관리 부실, 표준시장단가와 표준품셈의 현실 괴리, 그리고 정부의 미흡한 대책에 맞선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이라고 밝혔다.

    타워크레인 업계에 만연한 저가 수주 구조가 건설현장 운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도 했다. 

    인건비를 제외하면 월 장비 임대료가 0원에 입찰되는 비정상적 구조가 고착된 탓에 임대사업주는 노동자 임금을 절반 수준으로 삭감하고, 안전에 투입돼야 할 비용은 사라졌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발주자 직접 지급제 확대와 타워크레인 표준시장단가 및 표준품셈 전면 개편, 타워크레인 수급 조절, 소형 타워크레인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타워크레인은 아파트는 물론 플랜트와 각종 공공 인프라 건설현장에 필수적으로 투입되는 핵심장비인 만큼 총파업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측은 이번 총파업으로 전국 공공공사 현장 약 85%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설업계는 총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사 중단과 그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진 총파업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는 등 사례는 없다"면서도 "다만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 수가 늘거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사 지연 및 중단으로 인한 피해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히 준공 및 입주 시점이 정해진 아파트 경우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건설사는 물론 수분양자에게도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파업을 계기로 건설사를 상대로 한 노조의 교섭 요구가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대형 건설사들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노동위원회 판정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전국건설노조가 제기한 시정 신청에서 현대건설·롯데건설·IPARK현대산업개발 등 원청 건설사 3곳의 사용자성을 모두 인정했다. 해당 지노위는 지난달 17일 SK에코플랜트, 지난달 24일에는 삼성물산·GS건설·한화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