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파두·딥엑스·모빌린트, 컴퓨텍스서 글로벌 고객 확보 총력HBM 패키징부터 SSD·온디바이스 AI까지, 대만 공급망 공략 본격화
  • ▲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전경ⓒ윤아름 기자
    ▲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전경ⓒ윤아름 기자
    "한국이 HBM만 잘하는게 아니었네요".

    한국 소부장 부스를 방문한 한 일본 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4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컴퓨텍스 2026' 곳곳에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뿐 아니라 한미반도체, 파두, 딥엑스, 모빌린트 등 소부장(소재·부품·장비)·팹리스 기업들도 자체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고객 잡기에 나섰다.
  • ▲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내 한미반도체 부스. 곽동신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고객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윤아름 기자
    ▲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내 한미반도체 부스. 곽동신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고객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윤아름 기자
    올해 컴퓨텍스 2026은 과거 PC 전시회 색채를 벗고 AI 공급망 전시회로 완전히 탈바꿈한 모습이다. AI 반도체 경쟁이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패키징, 스토리지, 온디바이스 AI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를 중심으로 첨단 패키징과 서버 제조 생태계가 집결한 대만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핵심 전략 시장으로 꼽힌다. 현지 고객사를 확보하면 글로벌 공급망 진입 가능성도 높아지는 만큼 기업들은 컴퓨텍스를 해외 사업 확대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AI 산업 성장과 함께 한국 소부장 기업들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HBM과 GPU 중심으로 형성됐던 AI 공급망이 패키징, SSD, 온디바이스 AI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서다.
  • ▲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전경. 에이데이터 부스 내 전시된 파두 SSD 제품ⓒ윤아름 기자
    ▲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전경. 에이데이터 부스 내 전시된 파두 SSD 제품ⓒ윤아름 기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올해 처음 컴퓨텍스에 참가한 한미반도체다. 한미반도체는 HBM4 생산용 'TC 본더 4'와 차세대 HBM 대응 장비인 '와이드 TC 본더'를 선보이며 첨단 패키징 기술력을 알렸다. 와이드 TC 본더는 HBM의 D램 다이 크기 확대에 대응하는 장비로 차세대 HBM 생산에 필요한 TSV(실리콘관통전극)와 입출력(I/O) 확대를 지원한다.

    또 GPU, CPU, HBM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AI 반도체용 2.5D 패키징 장비 '2.5D TC 본더 40'과 '2.5D TC 본더 120'도 소개했다. AI 반도체 시장이 첨단 패키징 경쟁으로 확장되는 만큼 글로벌 후공정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파두는 전시장 인근 그랜드 하이라이 호텔에서 별도 고객 행사를 열고 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Gen6 SSD 컨트롤러를 공개했다. AI 추론 수요 증가로 발생하는 데이터 이동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파두는 이미 샌디스크를 통해 엔비디아 공급망에 SSD 컨트롤러를 공급하고 있으며 대만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에이데이터와 협력을 확대해온 데 이어 올해에만 대만 시장에서 604억원 규모 기업용 SSD 공급 계약을 따냈다.
  • ▲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전경. 딥엑스 부스 내에서 관람하는 모습ⓒ윤아름 기자
    ▲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전경. 딥엑스 부스 내에서 관람하는 모습ⓒ윤아름 기자
    딥엑스는 온디바이스 AI 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전시장에서는 스마트팩토리, 지능형 영상보안, 스마트 헬스케어, 엣지 서버 등 다양한 피지컬 AI 솔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어드밴텍, 에이온, 큐냅 등 대만 파트너사 제품과 함께 자사 NPU를 전시하며 현장 적용 사례를 강조했다.

    부스에서는 엔비디아 GPU와 딥엑스 NPU를 비교하는 시연도 진행됐다. 동일한 AI 추론 작업에서 전력 소모와 발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저전력 AI 반도체 경쟁력을 부각했다.

    모빌린트 역시 두 번째 컴퓨텍스 참가를 통해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번 행사에서는 USB 형태의 AI 가속기 'MLD-R1'을 공개하며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겨냥했다. 노트북에 연결해 복수의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제품으로 향후 대형언어모델(LLM) 구동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또 CPU 기반 서버와 연동해 비교적 작은 디바이스에서도 고성능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도 선보였다. 모빌린트는 래너, DFI, 넥스컴 등 대만 기업들과 협력하며 현지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장을 찾은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만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지"라며 "한국 소부장과 팹리스 기업들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생태계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현지를 비롯한 일본, 중국 기업들의 관심도 매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