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이저 BP 선정, 리스크 분산지분 배분·세제 혜택 등 본계약 협상 과제정부 역할 커졌다 … 소모적 정쟁 걷어내야
  • ▲ 웨스트카펠라호가 시추 위치를 조정하고 있는 모습ⓒ한국석유공사
    ▲ 웨스트카펠라호가 시추 위치를 조정하고 있는 모습ⓒ한국석유공사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영국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외국 민간 자본 유치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1차 시추 탐사 실패와 국공익 감사 등 정치 공방으로 위기를 맞았던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초기 탐사 비용 부담을 덜어내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다만, 앞으로 본계약 전까지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심해 가스전 2차 시추 파트너로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을 선정하고 세부 조건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BP의 참여는 심해 시추 비용과 위험을 글로벌 기업과 분담하는 외자 유치형 사업으로 구조가 개편됐음을 의미한다.

    수익성 논란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배경에는 자본 논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천구 인하대학교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글로벌 기업들은 1차 시추 결과로 저평가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적기로 본 것"이라며 "단순히 자원 생산 여부를 넘어 주변 반경 약 20km 해역의 해상 통제권과 기술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 이뤄지는 협상에서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협상에는 지분율 배분, 투자 조건, 조광권 설정 등을 포함한 세부적인 내용이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계약 성사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정부의 뚝심 있는 역할을 강조한다. 특히 향후 정권 교체나 국회 내 소모적 정쟁으로 인해 비용 논란이 재점화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업계의 이 같은 우려는 지난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석유공사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추진했던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질타하며 드러났다. 당시 이 대통령은 생산 원가와 채산성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제는 글로벌 기업이 사업성을 보고 뛰어든 만큼, 이를 전 정권의 적폐나 정쟁의 소재로 삼는 대신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정부가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평가다.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세제 혜택 등 국가 차원의 제도도 필요하다. 강 교수는 "해외 자본 입장에서는 천문학적인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 타 산유국 진입 사례에 준하는 세제 혜택이나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의 인센티브를 요구할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금전적·제도적 뒷받침이 명확해야 본계약 도장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시추 성공 시 지분율 배분에 따른 수익 배분 이슈는 과제로 남지만 국내 기술력 한계를 극복하고 시추 경험을 이전받을 수 있다는 점은 명확한 실익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시추 설비가 본격화할 경우 해양플랜트 및 기자재 업계에 대한 낙수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