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지급 시 신규 소비 2만원 … 한계소비성향 0.20사용처 매출 2.8조 증가 … 재정투입 대비 효과 30.2%비수도권·저소득층 소비 진작 효과는 상대적으로 높아한은 "차등지원 정교화하면 정책 효과 높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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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13조 5000억원 넘는 재정을 투입했지만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 효과는 0.12%포인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와 소상공인 매출을 늘리는 데는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투입된 재정 규모를 감안하면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9일 발표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 보고서에서 소비쿠폰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약 0.12%포인트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분석 방법에 따라 효과는 0.07~0.15%포인트 범위로 추정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총 13조 5220억원 규모로 지급됐다. 신용카드와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형태로 전 국민에게 지급됐으며 이 가운데 신용카드 지급 비중은 약 70%였다.

    한은은 KB국민·BC·NH농협·신한·삼성·현대카드 등 6개 카드사의 매출 빅데이터와 소비자 패널조사를 활용해 정책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소비쿠폰 사용처의 월평균 매출은 비사용처보다 2.91% 더 증가했다. 다른 분석 기법을 적용할 경우 효과는 1.46~3.76% 범위로 추정됐다. 업종별로는 잡화점과 음식점, 여가용품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에서 매출 증가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환산한 추가 매출 증대 효과는 약 2조 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소비쿠폰 지급액 가운데 신용카드 지급분 9조 3000억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재정 투입액의 30.2%가 추가 매출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효과 범위는 1조 4000억~3조 6000억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소비 진작 효과는 기대보다 크지 않았다. 실제 소비쿠폰 수령자를 대상으로 한 패널조사 결과 소비쿠폰의 한계소비성향(MPC)은 0.20으로 추정됐다. 소비쿠폰 10만원을 받으면 평균적으로 2만원 정도만 신규 소비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이는 소비쿠폰 상당 부분이 새로운 소비를 창출하기보다는 원래 계획했던 소비를 대체하는 데 사용됐음을 시사한다. 실제 보고서는 "쿠폰이 없었더라도 어차피 이루어졌을 지출"을 제외해 소비 유발 효과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소비쿠폰의 소비 진작 효과가 높게 나타났고,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서 매출 증가 효과가 상대적으로 컸다. 지역별 차등지급이 적용된 1차 지급에서 효과가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이번 결과가 향후 소비 진작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전국민 일괄 지급보다 취약계층과 소비 여력이 부족한 계층을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정교화할 경우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소득수준별, 지역별 차등지원은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소비 진작과 수도권 이외 지역의 매출 증대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소비쿠폰과 유사한 정책을 시행할 때 정책시점, 차등지원 방식, 사용처 등을 정밀하게 설계하면 경제적 효과를 보다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경제계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현금성 지원보다 자영업자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