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복구 비용 약 87조원 … 인프라 재건 발주 증가 전망삼성·현대·대우·GS 수혜 기대 … "수익 단기 실현 불가"
  • ▲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공단. ⓒGS건설
    ▲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공단. ⓒGS건설
    미국·이란 전쟁이 106일만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건설업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간 건설사들은 전쟁으로 인한 자재값 상승과 해외수주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려왔다. 특히 해외 수주 경우 텃밭인 중동지역 발주 감소 여파로 계약액이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휴전이 현실화되면서 전후 재건사업을 포함한 중동 발주 및 수주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고 재건사업도 실제 수주까진 적잖은 시일이 소요돼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건설업계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 따른 전후 복구 비용은 최대 580억달러, 한화로 8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복구 대상은 에너지 인프라다. 핵심 인프라인 석유·가스 생산 및 저장시설 복구에만 최대 500억달러에 이르는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특히 중동 산유국 입장에서 해당 인프라는 국가경제 및 성장동력과 직결된 요소인 만큼 신속히 재건사업 발주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잖다.

    실제 국가별로 보면 카타르는 지난달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중추인 라스라판 산업단지가 이란 측 공격을 받아 가동 중단돼 한국 등 주요 고객사와 계약한 액화천연가스 장기 공급 물량에 대한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라스라판 생산시설 복구에는 적어도 3~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쿠웨이트는 전력·담수화시설 발전기 2기가 이란 측 드론 공격으로 멈췄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동부 핵심 산업도시인 주바일 내 석유화학 단지가 이란 측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루와이스 내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이 피격으로 인한 연쇄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다.

    현 시점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사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삼성E&A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동 지역에서 플랜트 및 에너지 인프라 시공 경험을 다수 보유해 재건사업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하지만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큰 중동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낙관론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시장이 열려도 프로젝트 발주에 수주, 실제 계약 후 시공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만큼 단기간 내 수익 실현도 어렵다"며 "사우디 등 산유국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공사비를 깎거나, 지급을 미룰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해외수주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올 1분기 사우디의 재정 적자는 1260억리얄(약 51조원)로 전년 동기 590억리얄(약 23조8000억원) 대비 2배 이상 확대돼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 여파와 경기 둔화 상쇄를 위한 지출 확대 영향으로 적자가 대폭 늘었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3월 두바이 정부가 발표한 현지화 규칙에 따라 외국인과 자국민의 1대 1 고용 비율 준수가 의무화되면서 현지 진출 기업들의 인력 운용 및 비용 부담이 심화되는 추세"라며 "특히 외국인 의존도가 95%에 달하는 용접·배관 등 특수 기술직은 현지인 대체가 사실상 불가능해 그에 따른 인력 수급과 공기 준수, 원가 관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