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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 재건축현장 모습.ⓒ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급한 불은 꺼졌지만 착공 전 사업장의 자금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토지를 확보하고도 본PF 전환에 막힌 개발사업장들이 브리지론 단계에서 만기연장과 리파이낸싱을 반복하는 흐름이다. 금융권이 분양성, 공사비, 인허가 진행률을 보수적으로 따지면서 금융비용 증가와 건설사 우발채무 부담이 공급 일정 지연으로 번지고 있다.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가장 최근 공개된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116조원, 연체율은 3.88%로 집계됐다. 부실 사업장 경·공매와 상각 등이 진행되면서 연체율은 전분기보다 0.36%p 하락했지만 대출 규모는 여전히 1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건설사 PF 우발채무 부담을 주요 리스크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등급을 보유한 건설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2024년 말 기준 합산 PF보증 규모는 27조9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리스크 수준이 '높음' 이상인 PF보증은 12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한신평은 장기 미착공 브리지론과 분양실적이 저조한 비주택 현장을 중심으로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착공 PF보증 규모도 1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착공 전 단계에 머무는 사업장이 많을수록 건설사 PF 보증 부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브리지론은 본PF 전 단계에서 토지 매입과 초기 사업비를 조달하는 단기 자금이다. 인허가와 착공, 분양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본PF로 갈아타지만 일정이 밀리면 만기연장이나 리파이낸싱을 반복해야 한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권이 본PF 전환 심사를 강화하면서 사업성, 분양성, 공사비, 인허가 진행률을 충족하지 못한 사업장은 초기 단계에 묶이는 기간이 길어졌다.
지난해 말 롯데건설의 브리지론 보증금액은 3조5021억원으로 전체 PF 우발채무의 97.2%를 차지했다.
GS건설이 시공하는 부산시민공원주변재정비촉진1구역도 브리지론 만기연장이 반복되는 사업장으로 꼽힌다. 시행사 파크시티는 부산진구 부암동 일대에 공동주택 1874가구와 오피스텔 172실 등을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GS건설이 촉진1구역 브리지론 3건에 제공한 연대보증 규모는 4569억원으로 파악됐다. 이후 파크시티는 만기가 도래한 500억원 대출을 550억원으로 증액해 새 브리지론 약정을 체결했고 GS건설이 연대보증을 제공했다.
서울 정비사업장도 예외는 아니다. 대우건설이 참여한 광진구 자양5-1구역 관련 PFV는 2160억원 규모 브리지론을 조달했다. 대우건설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 이 중 1055억원에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했다. 사업지가 분리되고 일정 조정이 이어지면서 본PF 전환 전 자금 부담이 남아 있는 상태다.
브리지론 장기화는 건설사 재무 부담뿐 아니라 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준다. 본PF 전환이 늦어지면 착공과 분양 일정도 뒤로 밀린다. 금융비용이 누적되면 사업비가 늘고 늘어난 사업비는 다시 분양가와 수익성 검토에 반영된다. 개발사업장 입장에서는 본PF 전환이 늦어질수록 사업성 확보 문턱이 높아지는 셈이다.
부동산·금융업계에서는 PF 시장 안정화와 브리지론 사업장 리스크를 분리해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대출 만기연장으로 시간을 벌어도 분양성과 공사비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본PF 전환이 쉽지 않아서다. 착공 전 사업장이 장기간 묶일 경우 건설사 우발채무와 공급 지연 문제가 함께 커질 수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본PF 전환 때 분양성, 공사비, 인허가 진행률을 예전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며 "토지를 확보했더라도 착공과 분양 일정이 뚜렷하지 않으면 브리지론 연장으로 버티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브리지론이 길어질수록 금융비용은 사업비에 쌓이고, 시행사 부담은 시공사의 연대보증이나 채무인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PF 우발채무 총액이 줄어도 브리지론 비중이 높으면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