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은 지난해 9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창릉지구에서 LH 공공주택지구 건설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연합뉴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본청약 문턱에서 흔들리고 있다. 사전청약 당시보다 분양가는 오르고, 핵심 금융지원으로 안내됐던 장기·저리 전용 모기지는 본청약 공고에서 확인되지 않으면서 자금계획에 차질이 생긴 영향이다.
이미 올해 본청약을 진행한 3기 신도시 단지에서는 사전청약자 3명 중 1명꼴로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S-3블록 나눔형 이익공유형 공공분양 사전청약자들은 최근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사전청약 당시 안내된 장기·저리 전용 모기지 적용 또는 보완 금융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5일 사전청약자들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청약 당시 안내한 것과 같은 대출 상품 적용을 촉구했다. 같은 조건 적용이 어렵다면 특례대출과 이자 지원 등 별도 금융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냈다.
나눔형·선택형 분양주택 사전청약자 연대도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내고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와 공공주택사업자가 공고문과 공식 자료를 통해 제시한 조건을 신뢰해 청약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청약 접수 전 전용 모기지 적용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양창릉 S-3블록은 지난달 30일 본청약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 이 단지는 이익공유형 분양주택 1282가구 규모다. 전용면적별 공급 물량은 △46㎡ 18가구 △55㎡ 234가구 △59㎡ 683가구 △74㎡ 84가구 △84㎡ 263가구다. 평균 분양가는 △46㎡ 3억8000만원대 △55㎡ 4억6000만원대 △59㎡ 4억9000만원대 △74㎡ 6억1000만원대 △84㎡ 7억원대다.
사전청약자들이 반발하는 지점은 단순한 분양가 상승이 아니다. 사전청약 당시 나눔형 공공분양은 연 1.9~3.0% 고정금리, 최장 40년 만기, 분양가 최대 80%, 5억원 한도의 전용 모기지가 핵심 금융지원으로 안내됐다. 저렴한 분양가에 장기·저리 대출을 붙여 무주택 실수요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본청약 공고에서는 해당 전용 모기지가 확인되지 않고, 신생아특례 등 디딤돌대출 요건 충족 시 최대 4억원 수준의 대출만 안내됐다. 사전청약 당시 핵심 금융지원으로 제시됐던 장기·저리 모기지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대출 한도 차이는 사전청약자의 자금계획을 직접 흔드는 요인이다. 7억원대 84㎡ 주택을 기준으로 사전청약 당시 안내된 최대 5억원 전용 모기지를 적용하면 필요한 자기자금은 2억원대다. 반면 본청약 단계에서 정책대출 한도가 4억원 수준으로 줄면 필요한 자기자금은 3억원대로 늘어난다. 단순 계산으로도 1억원 안팎의 추가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구조다.
월 상환액보다 대출 총액 축소가 더 큰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가 오르면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이 늘어나는 수준에 그칠 수 있지만, 대출 가능액 자체가 줄면 계약과 잔금 단계에서 필요한 현금 규모가 달라진다. 사전청약 이후 수년간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며 본청약을 기다린 당첨자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계획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 사전청약자 이탈은 이미 본청약을 진행한 3기 신도시 단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본청약을 받은 3기 신도시 4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사전청약 당첨자 1700명 가운데 567명이 접수하지 않았다. 포기율은 33.4%다.
단지별로는 인천계양 A9블록 포기율이 62.3%로 가장 높았다. 사전청약 당첨자 151명 중 94명이 본청약을 신청하지 않았다. 고양창릉 S-1블록도 사전청약 당첨자 362명 가운데 150명이 접수하지 않아 포기율이 41.4%에 달했다. 남양주왕숙2 A-1블록과 A-3블록 포기율은 각각 28.6%, 25.7%였다.
사전청약자 이탈 배경에는 본청약 지연과 분양가 상승, 자격 유지 부담이 함께 작용했다. 사전청약 당첨자는 본청약까지 무주택 요건과 소득·자산 기준 등을 유지해야 한다. 이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격을 잃거나, 분양가 상승으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당첨자가 늘어난 것이다.
고양창릉 S-3블록은 분양가 상승으로 자금 부담이 커진 데다 사전청약 당시 안내된 전용 모기지까지 본청약에서 빠지면서 사전청약 제도 신뢰도 문제로 번지고 있다.
국토부는 사전청약 당시 공고에 금리와 대출 한도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전청약자를 대상으로 기금 대출을 더 폭넓게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사전청약은 본청약 전까지 당첨자가 다른 청약 기회를 사실상 포기하고 무주택 요건을 유지해야 하는 구조"라며 "분양가와 대출 조건이 본청약 단계에서 크게 달라지면 정책을 믿고 기다린 실수요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시점을 앞당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정 분양가와 확정 분양가 차이, 금융지원 변동 가능성을 사전에 더 명확히 안내하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