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인사제도 개편 직원 투표기간 연장에도 찬성 40%에 그쳐주가 연동한 인센티브 제도에 따른 ‘불확실성’이 반발 심리로 이어져인센티브 제도 개편 과정에서 창사이래 첫 노조 설립
  • ▲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삼성SDS
    ▲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삼성SDS
     “임직원 여러분의 마음을 더 깊이 헤아렸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습니다. 혼란과 심려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의 사내 메시지다. 삼성SDS의 인사제도 개편안에 대한 전직원 투표 결과 과반의 찬성을 얻는데 실패하면서 최소 연봉의 20% 수준으로 설계됐던 신 인센티브 제도가 무산됐다.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인센티브가 2배 이상 늘어나는 제도를 직원들이 반대한 셈이다. 

    여기에는 노사간의 신뢰와 성과급 규모에 대한 불만도 주효했지만 가장 큰 것은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 심리였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8일 삼성SDS에 따르면 전날 종료된 인사제도 개편 전직원 투표 결과는 예상 밖으로 처참했다. 지난달 29일까지 예정됐던 투표기간을 7일까지 연장했지만 투표율은 55.6%에 그쳤고 그나마도 71.9%만이 찬성했다. 전체 직원 수로 본다면 전체 동의율은 40%에 그쳤다. 60%의 직원이 반대하거나 아예 투표를 외면한 것이다.

    적극적으로 직원 설득에 나섰던 회사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 됐다. 삼성SDS 임원 26명은 지난달 25일부터 자사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인센티브 개편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왔다.

    이번 인센티브 제도 개편의 핵심은 인센티브 산정에 삼성SDS의 주가 지수를 반영했다는 점이다. 인센티브 산정에서 삼성SDS의 전년 대비 세전영업이익 증가율은 30%만 반영되고 삼성SDS의 전년 대비 주가 수익률(20%), KOSPI IT서비스업종 지수 대비 주가 상승률(50%)이 대거 반영된다. 주가가 인센티브 산정 기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례 없는 인센티브 실험이었다.

    회사 측은 이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책정시 최소 연봉의 2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인센티브가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SDS 구성원 다수가 이를 반대한 것은 주가라는 ‘불확실성’을 회피하고 싶은 심리의 작용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리스턴대 명예교수는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의 정신은 통계적 사실(불확실성)을 다루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라고 분석했다. 사람이 심리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위기로 느끼기 때문에 확률보다는 ‘확실한 선택’에 프리미엄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00달러를 100% 받을 수 있는 상황을 4000달러를 80% 확률로 받을 상황보다 더 선호한다는 것. 기댓값은 후자가 더 유리하지만 실험의 참가자들은 대부분이 전자를 택했다. 이것이 심리적으로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확실성 효과(Certainty Effect)’다.

    결과적으로 이를 고려하지 못한 삼성SDS의 인센티브 실험은 직원의 외면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인센티브 개편이 삼성SDS는 창사 이래 첫 노동조합이 탄생하는 계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출범한 초기업노조 삼성SDS 지부는 이틀만인 지난 7일 오후 9시 기준 조합원 5833명을 확보하며 과반노조를 달성했다. 

    노조의 첫 일성이 “성과평가와 인사제도는 객관적적이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직원들이 불안과 불신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였던 것은 이 불확실성에 대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노조는 회사에 단체교섭 요구서를 전달한 상황. 삼성SDS의 인센티브 제도 개편도 당초 의도와 전혀 다른 형태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