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푸르지오' 59㎡ 전세 호가 하루새 6억→6.5억원매물 등록 당일 가격 높이기도 … 빌라도 '부르는 게 값'서울 전세값 13년만 최고 … 보유세 올리면 세입자 부담
  • ▲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매물 게시판. ⓒ뉴데일리DB
    ▲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매물 게시판. ⓒ뉴데일리DB
    지난해보다 11.7% 오른 2조6387억원 규모 재산세가 부과되면서 부동산 시장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임대차 시장에선 그간 우려되던 임차인을 향한 '조세 전가'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유세 인상을 골자로 한 정부 세제 개편안이 추진될 경우 세 부담 떠넘기기가 심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16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전·월세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월세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왔지만, 재산세를 조회할 수 있게 된 이달 초부터 집주인들의 호가 인상 관련 전화가 더욱 빈번해졌다는 게 공인중개소 관계자들 설명이다.

    네이버부동산을 보면 관악구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전용 59.58㎡ 전세 매물 호가는 지난 9일 6억원에서 10일 6억5000만원으로 하루 만에 5000만원 뛰었다.

    지금까지 해당 평형 전세가는 4억원 후반에서 5억원 중반대로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6억원에 세입자를 들이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아졌고 여기에 재산세 부과까지 겹치면서 호가가 5000만원 더 뛴 것으로 추정된다.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휴먼시아2단지' 전용 59.96㎡ 전세 매물도 한 달 전 호가 4억6000만원에 매물이 등록됐다가 지난 13일 4억8000만원으로 2000만원 올랐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9단지' 전용 49.94㎡ 전세는 지난 11일 3억2000만원이었던 이틀 뒤 3억4000만원으로 2000만원 상승했고, 하계동 '한신아파트' 전용 27㎡도 지난 13일 당일에 호가가 2억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3000만원 올랐다.

    아파트 월세도 재산세 부과 직격탄을 맞았다.

    강서구 '가양우성' 전용 84.85㎡는 지난 13일 보증금 4억5000만원·월세 60만원으로 매물이 올라왔지만 이틀 뒤 보증금 5억원·월세 60만원으로 5000만원 뛰었다.

    빌라 전·월세도 호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강남구 논현동의 한 빌라 전용 26.62㎡ 전세 매물은 지난 13일 호가 2억3000만원에 처음 등록됐다가 당일 2억5000만원으로 2000만원 올랐고, 다음날인 지난 14일엔 2억6000만원으로 또한번 1000만원 인상됐다.

    동작구 신대방동 연립주택 전용 80㎡ 전세 매물 경우 지난 14일 당일에 호가가 3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1000만원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보유세 인상·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을 골자로 한 세제 개편으로 임대차 시장 불안정성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공시가격 현실화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보면 공시가격이 10% 오르면 전세값은 약 1~1.3%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팀 연구에서도 종부세가 처음 도입된 노무현 정부 시기 월세가 약 20%, 종부세를 대폭 강화한 문재인 정부 시기엔 3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전·월세 가격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를 보면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1.08% 올라 5월 0.91%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전세가격이 월간 기준 1% 이상 오른 것은 2013년 10월 1.04% 이후 12년 8개월 만이다. 월세도 전월 대비 0.96% 오르며 2015년 7월 이후 약 10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관악구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전·월세값이 계속 오르고 있고 여기에 재산세 등 세금 부담까지 커져 집주인 입장에선 매물 가격을 안 올릴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작년과 비교하면 전·월세 매물이 상당수 줄었기 때문에 호가를 올려도 들어오겠다는 세입자를 어렵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규제, 세제 강화로 기존 전세주택이 매물로 바뀌어도 기존 세입자는 그 집을 매수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며 "결국 매매시장에 대한 규제는 임대시장의 매물 감소 및 임대료 상승 문제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