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AI 반도체 수요 60~100% 증가 … 공급은 거의 제자리""가격 안정 위해 증설 필요 … 성장 중심 제도 개편도 촉구"
  •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한상의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내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 부족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생산능력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시장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생산 규모를 빠르게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쪽으로만 한정해도 올해보다 내년 수요가 최소 60~100%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전체 반도체로 봐도 최소 50~60% 이상 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내년에 늘어나는 공급량이 거의 없는 정도"라며 "그러니 올해보다 내년은 훨씬 더 (수요와 공급)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아비규환이라는 이야기까지 써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받고 있다"며 "기업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도 국가 안보 문제가 걸려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구해 기업에 줘야만 생산이 돌아갈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반도체 가격 안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금 가격은 비정상이다. 떨어져야 한다"며 "지금도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계속 더 올려서 칩플레이션이 심화하면 무조건 얻어맞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려도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다"라며 "시장을 보호하면서 키워야 한국 반도체 산업도 유지·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시설 확대 필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최 회장은 "최선을 다해서 빠른 속도로 (생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스케일도 커야 한다. 지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지어보려는 것이 지금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호남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가능하다면 지어야 한다고 본다"며 "전세계를 다 찾아서 어디가 제일 좋고 빠르고 크게 할 수 있는지 우선순위를 가려서 빨리 짓는 게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처럼 됐다"고 강조했다.

    AI 인프라 확산 과정에서 새로운 병목도 예상했다. 최 회장은 "AI가 움직이면 전선과 전선 소재까지 동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지금도 가격이 들썩이고 있고 해저케이블도 모자란다"며 "건설도 1, 2년마다 스펙이 다 바뀌다 보니 참 힘들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성장 중심의 제도 개편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우리 제도는 과거 고성장 시대의 패러다임에 멈춰 있어 기업의 성장 인센티브를 소멸시키고 있다"며 "제도를 하루빨리 성장에 맞추도록 회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에 대해서는 "제도를 만들 당시에는 누구도 이 정도 규모의 이익을 낼 줄 몰랐기 때문에 발생한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노사와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현명하게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구성원의 행복이 지속 가능하려면 스테이크홀더(주주·고객·사업파트너·지역사회 등 기업 운영시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만약 현 성과급 제도가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면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제도를 손질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