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키미 K3' 공개 이후 글로벌 반도체 투자 심리 급랭미국·이란 휴전 MOU 사실상 파기, 중동 전면전 위기 고조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10% 폭락증시 급락 후 급반등, 하이닉스 양전
  • 중국발 기술 충격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몰아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거세게 요동쳤다. 중국 스타트업 문샷AI의 오픈소스 대형언어모델 '키미 K3'가 불러온 반도체 쇼크에 더해,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 위기로 치달으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20일 프리장에서 4~5%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1.40% 밀린 2만5520.24로 마감했고, S&P500(-1.01%)과 다우지수(-0.77%)도 일제히 하락 곡선을 그렸다. 반도체 기업들을 모아놓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일주일 만에 10%가 빠지며 지난 6월 최고점과 비교해 20% 이상 떨어지는 약세장 국면에 들어섰다. 엔비디아(-2.2%),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5.6%), 인텔(-2%), 샌디스크(-4%) 등 주요 기술주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킨 또 다른 핵심 축은 중동발 전면전 공포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눈에는 눈' 방식의 보복 악순환으로 빠져들면서 양국의 휴전 양해각서(MOU)는 사실상 완전히 붕괴했다.

     특히 최근 요르단 기지에서 이란의 직접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의 격분이 극에 달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즉각 '응징' 공습에 나섰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인프라 시설과 발전소까지 타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맞서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 폐쇄 선언과 함께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 및 동맹국 담수화 시설을 표적 삼아 공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위기에 처하면서 유가 폭등 우려가 금융시장을 더욱 짓눌렀다.

    이처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반도체 시장을 강타한 기술적 진원지는 2조 800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키미 K3'였다. 공개 직후 프런트엔드 코드 아레나 평가에서 오픈AI의 GPT 5와 앤스로픽의 클로드 5를 제치고 왕좌에 올랐다. 시장이 크게 동요하는 이유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유료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고성능 무료 오픈소스 모델로 인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구조적 불안감 때문이다. 

    개발자들이 요금 부담 없이 자체 인프라에서 구동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형태로 배포된다는 점이 부담을 키웠다. 이에 따라 아시아권의 다른 AI 기업인 Z.AI(-28%)와 미니맥스(-16%)는 물론, 소프트뱅크(-9%)까지 주가가 폭락하며 시장에서는 이를 '키미 모멘트'로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도미노 타격도 이어졌다. 대만 가권지수가 6.5% 무너졌고 일본 닛케이평균도 4% 주저앉았다. 전 세계 반도체 시가총액에서 6월 하순 이후 증발한 규모만 3조 3000억 달러에 달하며, 호실적을 발표한 TSMC마저 주가가 7.3% 빠졌다. 다만 한국 증시는 공휴일 휴장 덕분에 이번 급락세를 직접적으로 맞지는 않았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향방은 월요일인 20일 거래에서 혹독한 시험대를 마주할 전망이다.

    월가 전문가들의 시각은 갈린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 측은 "중국과의 경쟁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시장이 주식을 처분할 핑계를 찾고 있었던 것뿐"이라고 진단했다. 카슨그룹 역시 최근의 하락세를 과열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술적 조정 단계로 해석했다. 반면 모건스탠리와 벤스테인 등은 중국 대형언어모델이 기술과 가격 면에서 미국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으며, 이번 성과를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전체 가중치 공개가 예정된 27일 이후 외부 기관의 검증 결과가 실제 성능과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중동의 전면전 위기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증시의 밸류에이션 논쟁과 변동성은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