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장 17개사·공모금액 1.1조…전년比 55.3% 감소유가증권시장 케이뱅크 1곳·코스닥시장 16곳 신규 상장 그쳐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덕산넵코어스·디티에스 등 상장 준비"대어급 상장 재개 시 공모금액 전망치 웃돌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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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상반기 부진을 딛고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수의 심사청구·심사승인 기업이 상장 절차를 준비 중이고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확정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올해 연간 상장 종목수는 64~68개, 공모금액은 약 3조4000억~3조9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국내 공모주 시장에는 전년 동기 대비 55.3% 감소한 17개 종목이 상장됐다. 공모금액도 48.7% 줄어든 1조1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확대와 수요예측 참여자격 강화 등 IPO 제도 개선 방안의 적응기가 이어진 데다, 중복 상장 이슈와 상장 후 부진한 주가 흐름이 겹친 영향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 케이뱅크 1개 종목이 상장돼 공모금액 49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적은 종목수로, 에식스솔루션즈(모회사 LS그룹), 넷마블네오(모회사 넷마블) 등 그룹사 계열 기업이 중복 상장 이슈로 상장 절차를 중단한 영향이 컸다. 코스닥시장에는 16개 종목이 신규 상장돼 6348억 원을 모집했으며, 스팩(SPAC)은 지난해 상반기(3종목) 대비 3배 늘어난 9개가 상장됐다.

    하반기 상장 종목수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에는 심사 단계에 있는 기업 수가 뒷받침한다. 심사승인 단계에는 글로벌테크놀로지, 덕산넵코어스, 디티에스 등이 대기 중이다. 심사청구 기업으로는 소노인터내셔널, 씨엔티테크, 엘리스그룹 등이 이름을 올렸다.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거나 앞둔 종목도 이어지고 있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공모금액 600억원), 에이치엘지노믹스(551억원), 기도산업(421억원), 빅웨이브로보틱스(400억원), 니어스랩(273억원), 스카이랩스(260억원), 해치텍(230억원) 등이다.

    연간 공모금액 전망치인 3조4000억~3조9000억원은 2021년(20조원), 2022년(16조원) 대비 감소한 규모지만 2023~2025년 공모금액이 3조6000억~4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소폭 감소에 그친 수준이다.

    지난 7일 발표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하반기 시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비대칭적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 영향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또는 주주동의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 △공시 의무 등 5대 의무가 부과된다. 이를 공정하게 이행하기 위한 독립적 특별위원회 설치도 의무화된다.

    새 가이드라인에 맞춰 덕산넵코어스(모회사 덕산하이메탈), 디티에스(모회사 다산네트웍스) 등이 상장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입성할 경우 그간 상장을 고민 중이던 대어급 그룹사 계열 종목들도 다시 상장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열려 있어 공모금액이 전망치를 웃돌 여지도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발표된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방안'도 하반기 IPO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코스닥 본부의 독립성·자율성·경쟁력 강화, 상장심사·상장폐지 재설계, 안정적인 기관투자자 진입여건 조성, 투자자 보호 강화 등이 담겼다. 다만 다수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실적 부풀리기 등 고질적 문제가 부각될 수 있어 정부의 감시 강화 기조도 변수로 꼽힌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시장 참여자들이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진행 경과 등을 지켜본 후 점차 적응하면서 IPO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일부 대어급 그룹사 계열 종목이 이 절차에 맞춰 상장에 나서게 된다면 더욱 높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모주 펀드에서는 지난 5월 이후 2개월 연속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상반기 상장 종목의 성과 부진과 대어급 종목의 상장 부족이 겹쳐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금 유출로 공모주 펀드 규모가 축소되면 공모주 청약 경쟁률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해, 향후 성과 개선을 위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