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현대車 재무담당 사장 직접 면담… 갈등 조기 진화되나

  •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을 둘러싼 국민카드와 현대차 간의 갈등 봉합을 위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직접 나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내정자는 최근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이원희 현대자동차 재무담당 사장과 만나 비공식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윤 내정자는 "자동차 복합할부금융과 관련한 소비자 선택권은 존중돼야 하며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카드사 입장에서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 사장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이 지난달 말 현대차를 직접 방문해 이 사장과 만나 논의했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KB금융지주의 차기회장이 직접 나선 만큼, 양측의 갈등과 견해차가 좁혀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말 현대차와 KB카드는 지난 10일까지 10일간 계약을 연장했으나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오는 17일까지 일주일간 또 계약을 조건부로 연장한 상태다. 

협상이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양측은 고객 불편을 가져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함께 매출 하락과 고객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를 사는 고객이 캐피탈사의 할부를 이용하는 과정에 카드사가 개입된 구조의 상품이다.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결제액을 할부금융사가 대신 지불한 후, 고객이 대금을 할부금융사에 매달 갚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회사는 카드사에 1.9%(KB카드는 1.85%)의 가맹점 수수료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KB카드에 현행 1.85%인 가맹점 수수료율을 0.7%로 낮추지 않으면 가맹점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가 현재는 이를 1.0∼1.1% 정도로 내려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KB카드는 현대차의 이런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포인트 이상 할인할 경우 적격비용 이하로 낮아지게 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차는 카드 복합할부의 자금 공여 기간이 단 하루에 불과하고, 대손 비용도 들지 않는 등 카드사의 원가가 일반 카드 거래보다 더 적게 드는 만큼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