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위기 러시아 유가 상승 필요… 사우디 반대로 합의 도출 실패
  • ▲ 지난해 12월에 열린 OPEC 회의와 17일(현지시간) 열린 산유국 회의 결과에 대한 정리표.ⓒ한국석유공사
    ▲ 지난해 12월에 열린 OPEC 회의와 17일(현지시간) 열린 산유국 회의 결과에 대한 정리표.ⓒ한국석유공사


    원유(Crude Oil) 가격을 높이기 위해 개최된 산유국 회의가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원유 수출로 재정의 50%를 충당하는 러시아가 이번 회의에서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대로 원유 생산량을 동결하거나 줄이는 것에는 실패했다. 러시아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원유 공급과잉 해소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사우디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다.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종료된 산유국 회의는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됐다. 이번 회의에는 러시아와 사우디를 비롯해 알제리, 앙골라, 에콰도르, 인도네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나이지리아,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 베네수엘라, 오만, 바레인,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콜롬비아 등 17개 산유국이 참가했다. 

    초과 공급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일부 산유국들도 러시아와 함께 원유 생산량을 줄여 공급과잉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매장량과 생산량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우디가 반대하면서 17개 산유국의 회의는 아무런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사우디는 전체 산유국이 모두 감산이나 생산량 동결에 합의해야 한다며 이번 회의에 불참한 이란과 리비아 등 일부 산유국의 행동을 비판했다. 생산량 동결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이란은 올해 1월 서방의 제재에서 풀린 이후 지금까지 하루 35만 배럴 규모의 증산을 완료했고 올해 안으로 하루 50만 배럴을 추가로 증설할 계획이다.

    사우디의 생산량 조정에 대한 반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산유국 회의에서도 사우디는 러시아를 언급하며 원유 생산량 합의에 반대한 바 있다.

    현재 러시아는 하루 1129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하루 990만 배럴을 생산하는 사우디를 압도하는 수치다. 러시아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이 국가는 원유 수출로 국가 재정의 상당수를 부담하고 있기에 저유가에는 생산량을 더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높은 수준의 초과공급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올해 30달러 선에서 시작해 최근 40달러대로 상승했었다. 이번 산유국 회의 결과에 따라 당분간 40달러대 유지가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생산량 동결 기대감이 유가에 이미 반영된 상황이었는데 이번 산유국 회의를 계기로 동결이나 감산에 대한 기대를 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