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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의 5%인 조종사노조가 대한항공 95% 직원들의 고용까지 위협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PU)가 37%라는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에 이어 회사를 특별세무조사 해야한다는 청원운동을 하고 있다. 노조 입장에서 회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할 수는 있다.

     

    그럴 경우 회사 내 3개 노조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항공에는 일반노조 1만600명, 조종사노조(KPU) 1150명, 조종사 새노조(APU) 760명 등 3개 노조가 있다.

     

    전체 2만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일반노조를 비롯해 조종사 새노조와 합의없이 조종사노조가 독단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반노조는 조종사노조가 회사를 자학하고, 일반 노동자의 고용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조종사들은 특별 전문직이기 때문에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 반면 일반 노동자들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구조조정 대상에서 1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지난 28일 조종사노조가 서소문 대한항공빌딩 앞에서 시위를 할 때 이종호 일반노조 위원장은 이규남 조종사노조 위원장에게 3개 노조가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규남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조종사 새노조를 제외하고 2개 노조가 담판을 짓자고 했다. 파업 찬반투표 할때는 기간을 늘리면서까지 조종사 새노조의 투표를 독려해놓고 이제와서 배제시키려고 하는 의도에 의구심이 든다.  

     

    가뜩이나 한진해운 사태로 한진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왜 공멸의 길을 선택하려고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정부와 채권단은 조양호 회장에게 사재출연을 강요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1조원 가량을 지원하면 한진해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그럴 돈이 있었으면 처음부터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그룹 상황이 좋지 않다.

     

    항공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LCC들의 약진 속에서 다음달부터는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까지 출범시킬 예정이다.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속에서 대한항공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노사(勞使) 간 갈등도 부족해서 노노(勞勞) 갈등까지 부추기는 것은 회사를 위해서도, 노조 및 개인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회사는 인력개발본부장, 운항본부장 명의의 서신을 전 조종사들에게 보내며 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조종사노조는 대외투쟁에 열을 올리며 누워서 침을 뱉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평균 연봉은 약 1억4000만원이다. 기장들의 경우 1억7000만원 이상 받는다. 평균 연봉으로만 계산하더라도 5000만원 가량을 올려달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국민들 입장에서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다. 이제라도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현실적인 요구안을 갖고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조종사들이 있어야 할 곳은 항공기 조종석이지, 서울 시내 한복판의 인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