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사업자 선정 중소업체만 참여가능…'인력-설비' 부족에 '개통지연' 등 혼선 우려"중소업체 지원 취지는 좋은데…서비스 저하 등 신뢰 떨어져 고객 불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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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가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올해 3기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 선정에서도 대기업 계열사를 배제시키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우본은 그동안 중소사업자 배려를  위해 대기업 계열의 사업자 참여를 제한해 왔는데, 지원금 상한제 등 단통법으로 수요가 알뜰폰으로 몰리면서 '신규 고객 개통 처리 지연'은 물론, '접수중단' 등 그동안 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가교 역할을 위한 사업의 취지는 좋지만,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여러 편의 서비스가 어려움 없이 제공되는게 먼저라는 지적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본은 최근 제3기 우체국 알뜰폰 업체 재선정 공고를 내고, 지난 10일까지 신청서를 접수 받았다.

    우본은 대기업 계열사 알뜰폰 사업자 참여 자체를 배제하고, 중소업체에 한해서만 신청을 받기로 했다. 우본은 신청서를 제출한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심의(8월)를 거쳐 오는 10월 4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전국 1300여개 우체국 창구에서 알뜰폰을 판매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3년 9월 처음으로 우체국에서 알뜰폰 수탁판매가 시작됐으며, 이때 당시 에넥스텔레콤과 이지모바일, 머천드코리아, 스페이스네트, 유니컴즈, 아이즈비전 등 6개 중소업체가 선정됐다.

    2014년 10월에는 세종텔레콤(구 온세텔레콤)과 큰사람, 스마텔, 위너스텔 등 4개 중소사업자가 추가로 선정돼 현재 총 10개 업체가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판매 중이다.

    그런데 잡음은 우본이 계속해서 대기업 계열사 알뜰폰 사업자의 참여 자체를 배제하면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인력이나 자금문제로 시장 수요에 적응하지 못했던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한 취지는 좋지만, 정부의 알뜰폰 정책 자체가 통신 서비스 편의를 위해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의 우체국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월에는 우체국 알뜰폰 위탁판매업체 10곳 중 4곳에 대해 우본이 접수중단 조치를 취해 소비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부족한 인력과 설비 탓에 신규 고객 개통 처리에 문제가 발생했던 것.

    특히 지원금 상한제 등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가성비 좋은 알뜰폰을 구매하려는 가입자가 몰리며, 세종텔레콤과 위너스텔, 머천드코리아가 접수를 중단했고 에넥스텔레콤은 자체적으로 접수중단을 우본 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참여 사업자들은 부랴부랴 인력 충원에 나섰고, 주말 없이 작업을 진행했지만 시장 수요를 따라 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우본의 이번 결정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 선정에 또 다시 대기업이 배제되면서 접수중단은 물론, 다른 서비스가 제대로 구동되지 않을수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가입 예정인 전모(58)씨는 "중소업체 활성화 취지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좋지만, 고객들의 통신 서비스 편의를 저해하면서까지 정부가 나서 사업을 억지로 진행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중소기업이 알뜰폰을 판매하는 2018년까지 또 다른 서비스에 혼선이 올지 그저 불안할 따름"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어떤 분야이든 관련 사안을 잘 처리해 국민들의 혼란을 야기시키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며 "알뜰폰 정책 자체가 통신 서비스 편의를 위해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 계열이라는 차별이 오히려 알뜰폰 시장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뜰폰업계 역시 대기업 계열의 알뜰폰 진출이 시장 활성화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본의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 참여 제한 정책으로 CJ헬로비전(CJ), SK텔링크(SK텔레콤), KT M 모바일(KT), 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등 대기업 계열사 10곳이 2018년까지 우체국 진입이 불가능해졌다"면서 "대기업 계열사와 중소업체의 대립구도로는 알뜰폰 시장이 절대 성장할 수 없는 만큼, 단순히 중소기업을 키우겠다는 단기적 발상에서 벗어나 큰 틀에서 알뜰폰 시장 전체를 키울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