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 높은 전자·車업계, 달러화 강세에 이득 예상엔화·유로화 약세 업은 일본·유럽 공세는 경계해야
  •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지만, 한국경제의 여건은 그리 녹록치 않다. 대한민국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특검, 대선 정국이 맞물리면서 사상 최악의 혼돈의 시기를 겪게 된다. 특히 산재된 여러가지 불확실성 요인이 한국경제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점차 높아지고 있는 보호무역 장벽은 올해 글로벌 경제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의 정부는 물론 기업간에도 치열한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난관을 뚫기 위해 대한민국도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역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리스크로 꼽힌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촉발될 환율시장 불안에 선제적·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노조의 파업도 빼놓을 수 있는 악재다.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매출 손실과 경쟁력 약화, 이미지 및 신뢰도 추락은 한국경제에 치명적이다.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안도 찾아야 한다. 결국 생존을 위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는 길 밖에 없다. 특허 및 원천기술 확보에 기업들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기업들이 더욱 해외에 진출해 시야를 넓혀야 한다. 눈높이를 맞춘 현지화 및 다변화를 통해 수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처럼 5대 불확실성 악재를 진단하고, 한국경제가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 자료 사진.ⓒ뉴시스
    ▲ 자료 사진.ⓒ뉴시스

     

    올해 글로벌 경제는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초래할 후폭풍에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은 국내 경제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다.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원유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수입이 많고, 상대적으로 수출 비중이 높아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연말연초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환율 전망을 신중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제품을 많이 팔아도 환율에 따라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초래할 불확실성에 국내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환율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환율 변동은 국내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 특히 양대 축인 전자와 자동차는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 관리가 중요하다. 외부적 변수인 만큼 업계는 환 헷지, 결제 통화 다변화 등을 통해 환율 리스크를 관리해왔다.

     

    가장 민감한 원·달러 환율은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원화가 약세를 보여 수출 기업에 긍정적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자동차업계 매출은 연간 4200억원 감소한다. 반대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비중이 큰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득이 된다.

     

    반면, 엔화와 유로화 약세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해외 시장에서 일본과 유럽 브랜드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 자료 사진.ⓒ연합뉴스
    ▲ 자료 사진.ⓒ연합뉴스

    ◇조선·철강업계, 환율 변동에 환 헤지로 대처... 영향 거의 없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은 조선 및 철강업계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업계는 이미 환 헤지 등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실질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업종은 환율 상승이 수익성 개선에 일정 부분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 위주인 조선업은 선박 건조 대금을 달러로 받는다.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향후 수주하는 물량에 대해 수익성이 향상될 수 있다.

     

    물론 기존에 수주한 물량은 대부분 선물환 등 헷징으로 환율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 했기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수주되고 있는 물량이 거의 없어, 환율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철강업종도 달러화 강세가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원료 수입 비중이 크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업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게 중론이다.

     

    따라서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철강제품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를 유연탄과 철광석 등 주요 원료를 사들이는 데 사용하는 ‘내추럴 헤지(natural hedge)’ 방식으로 환율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변동이 신흥국 자본을 빠져나가게 만들어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 침체에 빠진 신흥국들은 수요 감소에 따라, 철강재 수입을 줄이게 돼, 이 역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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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사진.ⓒ포스코

    ◇해운업계, 환율 변동에 득실 갈려... 불황과는 관계 없어

     

    대부분 거래가 달러화로 이뤄지고 있는 해운업계 역시 환율 변동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원화 표시 매출 감소와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수익성은 하락하는 반면 외화부채의 원화표시 금액 감소로 환산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해운업계에서는 환율 변동에 따른 득실이 엇갈린다는 입장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영향을 아주 많이 받는 것은 아니지만 거래가 달러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이 변동될때마다 장단점이 있다"며 "환율 변동은 업황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비춰지지만 달러로 거래돼 크게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과 주기적인 접촉으로 급변하는 국제 환율 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보일러업계, 고정된 원가절감으로 외부영향 줄여


    보일러업계에서도 환율에 민감하다. 특히 경동나비엔은 국내 보일러업체들 가운데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의 52.6%를 차지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하루에도 수차례 등락을 반복하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출 비중이 높은 경동나비엔도 수익 영향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경동나비엔은 크게 두 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해외영업 및 기획부서에서 실시간으로 환율을 체크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국내 자동화라인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환율 변동에 대비하는 것이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경기도 평택 소재 약 4만평 규모, 연간 200만대를 최대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공장을 가동 중이다. 해외시장에서는 환율에 따라 인건비가 달라지는데, 국내는 자동화라인이 있어 원가절감이 고정된다. 즉, 외적 요인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귀뚜라미보일러도 환율 예상이 쉽지 않은 만큼 예상치보다 보수적으로 '경영환율'을 잡아 사업 운영에 나서고 있다. 경영환율보다 환율이 높게 오를 경우 환차익(환율 변동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통해 예상보다 수익을 더욱 얻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