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70% 육박, 일감 몰아주기 단골 표적의혹 해소 고심…"(주)한화와 합병설은 사실무근"
  • ▲ 일감 몰아주기 단골 표적 한화S&C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두 번째 타깃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은 한화그룹 본사. ⓒ뉴데일리
    ▲ 일감 몰아주기 단골 표적 한화S&C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두 번째 타깃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은 한화그룹 본사. ⓒ뉴데일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 가운데 다음 타깃으로 언급되고 있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S&C에 눈길이 쏠린다. 한화S&C의 내부거래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이유에서다.


    2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한화S&C의 지난해 매출액 3642억원 중 국내 계열사 매출액 비중은 67.6%(2461억원)로 조사됐다.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 55.3%에서 2014년 52.6%, 2015년 53.5%로 3년 연속 50%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60% 후반대로 급등했다. 특히,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내부거래액은 늘어 국내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에게 소속회사 현황, 친족현황, 임원현황, 소속회사 주주현황, 비영리법인 현황, 감사보고서 등의 자료를 받아 이를 검토했다. 그 과정에서 부영그룹의 자료 누락사실을 파악, 이중근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공정위는 부영 다음 제재 그룹을 선정하고 있으며, 가장 유력한 그룹 중 하나가 한화그룹이다. 공정위는 현재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마무리 하고,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법리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이번 한화S&C에 대한 조사는 △총수 일가 지분 상장사 30%(비상장 20%) 이상 △내부거래가 연간 200억원 또는 총 매출의 12% 이상인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요건에 포함돼 이뤄졌다.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삼형제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비상장법인이다. 1997년 ㈜한화 정보부문으로 발족해 한화그룹의 IT 경쟁력을 책임져왔으며, 2001년 한화S&C로 분사한 이후 ICT 전문기업으로 사업분야를 확대해왔다.


    네트워크 구축 및 컨설팅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과 정보처리기술에 관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주 영업목적으로 삼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이 회사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이 각각 2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총 발행주식수는 500만주다.


    한화S&C가 담당하고 있는 IT부문은 주로 기업의 예민한 사항을 다루기 때문에 계열 SI(시스템통합)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더라도 다른 부문 계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재 대상에서 자유롭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 전자공시시스템에 소개된 한화S&C. ⓒ 전자공시
    ▲ 전자공시시스템에 소개된 한화S&C. ⓒ 전자공시


    하지만 한화S&C의 경우, 김 회장의 삼형제로만 이뤄진 주주구성과 사업구조 등으로 사실상 후계승계 기반을 만들기 위한 창구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해가 지날수록 증가하는 내부거래 비중 등으로 일감 몰아주기 단골 표적으로 지목돼 공정위의 제재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화 측의 한화S&C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화그룹은 2015년 초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시행될 당시 광고대행사 한컴과 빌딩관리업체 에스엔에스에이스 등 계열사 지분을 같은 해 매각해 규제를 해소한 바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주)한화와의 합병이 꼽힌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주식 교환으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일각에서는 삼형제의 지분 축소 방안도 제기됐으나, 그룹의 지배구조 핵심 역할을 하는 계열사로 불리는 만큼 지분 매각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풀어야할 숙제다. 해결책이 지금 바로 나와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정위 기준에는 걸리는 부분이기 때문에 풀고 가야 하는 부분이다"이라면서 "(주)한화와의 합병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S&C는 지난해 매출 3642억원, 영업이익 351억원에 당기순이익 753억원을 기록했다. 자본금은 250억원으로 전액 보통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