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의료법인 기본재산 증가 및 처분에 따른 정관 변경신청 허가호텔롯데 무상출연금 600억 투입… "회생 절차 실행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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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가 보바스기념병원 회생에 호텔롯데의 무상출연금 600억원을 투입하도록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시의 이번 결정으로, 호텔롯데는 보바스병원 회생 절차를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


    1일 늘푸른의료재단에 따르면 보바스기념병원의 주무관청인 성남시는 의료법인의 기본재산 증가와 처분(감소)에 따른 정관변경 신청에 대해 지난 10월 10일과 12일 각각 허가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 제14부(재판장 이진웅 부장판사)는 국내 최대 재활요양병원인 보바스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에 대한 호텔롯데의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결정한 바 있다. 계획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보바스병원이 회생할 수 있도록 총 600억원 무상출연과 2300억원 대여 등 총 29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투입되기로 한 자금이 실제로 사용되려면 성남시의 허가가 필요하다. '공익법인의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상 의료법인은 법인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재산인 '기본재산'은 주무관청의 허가와 승인이 있어야만 편입되거나 사용할 수 있다. 호텔롯데의 무상출연금은 기본재산에 해당된다.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지침에 따라 모든 의료법인 정관에는 법인 기본재산 목록을 첨부해야 하는데, 기본재산이 변경된다면 정관 변경은 필수적이다.


    다시 말해서 롯데에서 600억원의 무상출연금을 회생절차에 투입해도 된다고 법원이 회생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실제 이 돈을 재산으로 편입시키고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하려면 성남시가 보바스병원의 기본재산 증가내역이 담긴 정관 변경을 허락해야만 가능하다.


    당초 성남시는 의료법인의 자산평가액을 초과한 과도한 자금대여 등을 이유로, 회생계획안에 대해 부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때문에 법원은 회생인가 결정을 내주면서 성남시가 출연금 사용에 대해 허가하지 않으면 차용금으로 변제하도록 했는데, 성남시가 입장을 바꿔 자금 사용을 허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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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의 이번 결정으로, 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회생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이로써 호텔롯데와 재단 측은 법원의 회생계획 결정 뒤 이어지고 있는 법정싸움에서도 부담을 덜게 됐다.


    박 前이사장은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9월 21일보바스병원 회생계획을 최종 인가결정한 데 대해 10월10일 서울 고법에 즉시 항고한 상태다.


    호텔롯데 김정환 대표는 지난 31일 보건복지부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 보바스병원 인수가 대기업 의료사업 참여의 우회로라는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의 질타에 "사회공헌 차원에서 검토한 것"이라면서 "법원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하는 회생 절차에 응한 것이고, 법률 자문을 받았을 때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늘푸른의료재단 강재구 기획실장은 "회생 결정이 있은 뒤 성남시도 치열한 법리 검토 끝에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기획실장은 "그간 병원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의료진들의 처우가 열악했었다"면서 "이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것이 우려됐지만 호텔롯데의 인수로 한시름 덜게 됐다"고 의미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