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공백 하세월…공모 일정 깜깜이 한수원, 하마평없이 사장 공모
  • ▲ 에너지 공기업의 맏형 한국전력의 새 사장 선임이 지연되고 있다. ⓒ 한국전력
    ▲ 에너지 공기업의 맏형 한국전력의 새 사장 선임이 지연되고 있다. ⓒ 한국전력


에너지 공기업의 맏형 한국전력의 새 사장 선임이 지연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3일까지 새 사장 공모 신청을 받았으나 한전은 공모 일정 조차 '깜깜이'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조환익 전 사장이 임기를 석달 여 앞두고 물러난 뒤 두달 넘도록 사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 한전 사장 공백 하세월…공모 일정無

한전과 한수원을 제외한 에너지공기업 수장 자리는 상당수 채워졌다. 

한전은 조환익 전 사장이 물러난 지난해 12월말 이사회를 열고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1월 중에는 신임 사장 공모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2월 중순이 지나도록 공모는 '깜깜이'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로서 공모 시점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면서 "직원들도 1월말에는 인선이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문성 등을 갖춘 인물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전 새 사장의 경우, 조환익 전 사장 재임 중에도 하마평이 들끓었다. 정치권 출신부터 관료들까지 제각각 국내 최대 공기업의 수장자리를 희망하는 인사들이 줄을 이었던 탓이다. 

인사 기류가 달라진 것은 최근이다.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가열된 데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자 정부 역시 낙하산에 대한 무게를 무겁게 느끼게 됐다.

이에 따라 신임 수장 키워드로 전문성이 떠오르면서 산업부 차관 출신 등이 힘을 받고 있다. 애초 송인회 전 한전기술 사장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최근에는 차관 출신인 조석 전 한수원 사장, 김종갑 지멘스 회장, 한진현 무역정보통신 사장 등이 유력주자로 분류된다. 


◇ 한수원, 하마평없이 사장 공모 

한수원은 지난달 19일 이관섭 전 사장이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면서 이달 5일부터 새 사장 공모를 받았다. 한수원은 한전의 100% 자회사로 지금껏 한전과 산업부 출신들이 줄곧 사장으로 많이 내려왔다. 

한수원 내에서는 이관섭 전 사장이 물러난 지 한달도 채 안돼 사장 공모가 이뤄진만큼 정부에서 점찍어둔 확실한 내정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한수원보다 긴 사장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한전이 여지껏 사장 공모를 내지 못한 상황에 대비해 봤을 때 내정된 인사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탈원전과 맞물려 적당한 인물을 골랐을 것이란 관측이다. 

  • ▲ 한수원은 지난달 19일 이관섭 전 사장이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면서 이달 5일부터 새 사장 공모를 받았다. ⓒ 한국수력원자력
    ▲ 한수원은 지난달 19일 이관섭 전 사장이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면서 이달 5일부터 새 사장 공모를 받았다. ⓒ 한국수력원자력


  • 정부는 원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으로 탈원전 성향의 강정민 미국 천연자연보호위원회 선임연구원을 임명했다. 지금껏 원안위가 한수원의 원전활동을 뒷받침하는 일을 했다면 앞으로는 감시·통제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서 신임 한수원 사장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탈원전을 주장하는 분이 사장으로 오는 것은 어렵다"면서 "탈원전을 이야기하면서 원전을 운영하면 많은 충돌이 있을 것"이라 했다.  

    백 장관은 이달 말 원전 수출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데 사업을 수행할 한국전력과 한수원 수장이 모두 공석이라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한계가 뒤따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