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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전 본사. ⓒ 한전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공기업 인사 기류의 변화가 감지된다. 정권 초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가열되자 관료 및 한전 출신으로 대체되는 형국이다.
탈원전을 핵심 기조로 에너지 공기업 수장의 이른바 '물갈이'가 가속화되면서 정치권 출신 외에 전문성을 바탕에 둔 인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6일 산업부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신임 사장은 늦어도 4월께는 결정될 전망이다. 한전은 조환익 전 사장이 지난 12월 물러난 뒤로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12월28일 이사회를 열고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으나 사장 공모는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설 설휴 이후, 공모가 진행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한전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차기 사장 물망에 올랐다. 오영식 전 의원과 송인회 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이다.
하지만 오 전 의원은 코레일 사장에 취임했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한전의 무게감을 감안해 관료 출신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산업부 차관 등을 역임한 조석 전 한수원 사장, 한진현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김종갑 지멘스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모두 행시 출신으로 각각 산업부 차관을 지냈다.
한전 자회사인 동서발전은 지난 5일 주주총회를 갖고 박일준 전 산업부 기획조정실장을 새 사장에 선임했다.
특히 한전 자회사 인사에서는 한전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중부발전과 남동발전은 6일 새 사장으로 각각 박형구 전 기술본부장과 유향열 전 한전 해외수장을 사장으로 내정했다. 한전KDN 역시 박성철 전 한전 영업본부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배수 신임 한국전력기술 사장 역시 한전기술 마케팅 본부장과 한국발전기술 부사장 등을 지냈다.
에너지 공기업 중 남부발전과 서부발전은 수일내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인선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전KPS와 한국수력원자력 등도 새 사장 공모에 들어갔다. 한수원은 오는 13일까지 접수하고 한전KPS는 9일까지다.
다만 에너지공기업 중 일부 기관들의 사장 공모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 정치권 출신과 관료 및 한전 출신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임원추천위원회 구성부터 공모 일정까지 정부의 관여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청와대의 의중이 어디에 방점이 찍혀있느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