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C 최대 전시장 독식 브랜드 과시토종 중소형 SUV 경쟁력 UP
작년 SUV 판매 36.4%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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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차의 위기이자 새로운 도전의 기회다."

    지난 20일 개막한 상하이모터쇼에서 중국 차량을 둘러본 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임원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전환을 말해주는 상징 아니겠냐"며 기자에게 던진 소감이다. 이날 오전 컨퍼런스에 나선 상하이기차(SAIC) 관계자가 "향후 독자 브랜드 개발에 집중해 세계를 달리겠다"며 각오를 다지는 모습 역시 중국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2015상하이모터쇼는 중국 토종 메이커들이 독자 브랜드의 신차를 대거 선보이며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의 부상을 알리고 있다. 모터쇼 공간도 2배이상 커졌고, SAIC은 서울모터쇼 1전시장 정도의 규모를 독식하며 기술력과 브랜드력을 과시했다.

    이밖에도 BYD, 이치(一汽), 둥펑(東風) 등을 비롯해 치루이(奇瑞), 화천(華晨), 지리(吉利), 창안(長安) 등의 후발 업체도 대거 참가했다. 일부 업체는 자체개발한 차세대 전기차나 슈퍼카를 선보이며 중국산 시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대륙에도 자동차 산업의 대변혁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전기차 전문 업체인 BYD가 이번 모터쇼를 통해 포문을 열었다. 신형 세단과 SUV 3개 차종을 월드프리미어로 공개해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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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개발한 신모델의 차명도 '唐, 宋, 元 '등 대륙을 지배했던 옛 나라명을 사용하며 마케팅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BYD 관계자는 "올해를 진출 원년으로 삼고, 내수 인지도를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전략적 네이밍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차종도 이색 차명을 붙여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도 이날 현지 임원들과 함께 BYD 부스에 들려 전기차 모델들을 살펴보며 등 관심을 보였다.

    가장 큰 전시규모를 자랑한 SAIC은 30~40개 이상의 독자 브랜드 모델을 출시하면서 이미 해외업체와의 합작생산 방식을 뛰어넘어 독립하는 양상이다. SAIC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 토요타 크라운, 폭스바겐 파사트 등과 경쟁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치루이, 지리 등 중견 업체들은 소형부터 중형 SUV를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 현지 브랜드 역시 SUV판매를 꾸준히 늘려가면서  독일과 일본, 한국 브랜드를 바짝 추격하며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화천, 창청 자동차도 현재 전 세계 20여개 이상 국가와 완성차 및 반제품조립(CKD)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약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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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2349만대.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연간 두 자리 수 상승세가 조금 꺾이긴 했지만 세계에 유래가 없는 성장세다. 최근에는 세단보다 SUV가 대세다. 승용차의 판매량은 1970만대. 9.9% 증가한 반면, SUV는 36.4%나 증가했다.

    쌍용차의 중국 총판업체인 팡다그룹 류 홍웨이 부총재는 기자와 만나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소형 분야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SUV 차종에서 경쟁력을 보이며, 외국계 메이커들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쌍용차 등 한국 메이커들이 기술·품질경쟁력 제고에 한층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충언하기도 했다.

    중국을 미국에 이어 국외 양대 거점으로 삼고 있는  현대·기아차로선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