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설비확장' 드라이브
  • ▲ ⓒ현대차
    ▲ ⓒ현대차

     

    '62% vs -3.5%'.

    올 상반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지 토종 브랜드와 베이징현대의 판매 성장율이다. 앞 수치가 중국 메이커이고 뒤는 현대차 성적이다. 1986년 중국 정부의 읍소에 독일 폭스바겐이 상하이에서 구형 산타나를 첫 생산한 지 30년,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들이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최대 시장인 승용세단 수요가 감소(-3.8%)하고, 저가형 SUV 시장은 크게 증가(112%)하면서 중국 로컬 메이커들이 선전하고 글로벌 합자회사들이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로컬 메이커 추격전…2018년 중국수요 2,300만대

    지난해 1위였던 이치폭스바겐은 -7.6%, 상하이GM, 둥펑 닛산 등 주요 합자메이커들도 각각 -5.7%, -9.9%의 실적을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출시한 현지 전략 소형 SUV ix25, KX3 및 주력 차종 랑동(국내명 아반떼), K3 등의 지속적인 판매 호조로 전년동기 대비 1.4%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지난해 10위와 11위였던 창안기차와 창청기차는 각각 62.9%와 36.2% 증가하며 7위와 8위로 상승했다. 이들 로컬 메이커들은 저가 SUV 수요층을 적극 공략하며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8년 중국 2,300만대를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메이커들이 사활을 건 규모의 경제 실현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과 GM이 올해 초 일부 차종에 대해 가격인하를 단행하는 등 글로벌 메이커들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현재 중국시장 1위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2018년까지 신공장 건설과 신차 개발을 위해 182억 유로를 투자한다. 2017년 439만대, 2018년 500만대 생산체제가 목표다.

    GM도 2017년까지 12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규모를 290만대까지 확장한다.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메이커들도 신규 공장 건설에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 2018년 총 270만대 생산체제

    현대차그룹은 이미 100%가 넘는 공장 가동률로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춘 만큼 무리한 가격 인하 대신 지난 2007년 경험을 토대로 장기적 투자와 적기 신차 출시로 중장기 전략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진출 초기 고속 질주하던 현대차그룹은 2007년 위기를 맞았다. 자동차 수요가 정체되고, 글로벌 메이커간 점유율 확대 출혈 경쟁이 악화되면서 현대차는 전년 5위에서 8위로 하강했다. 점유율도 7.0%에서 4.6%로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중국시장 경쟁력, 특히 당시 건설중인 2공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현대차는 중국 수요 증가를 정확히 예측하고, 경쟁력 구비에 힘을 쏟았다. 2공장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전략차 개발에 매진했다. 2008년 2공장에서 현대차 최초의 중국 전략차 위에둥을 생산했고, 다음해 폭발적인 C차급 성장세의 효과를 누렸다. 2008년 29만대에서 2009년 57만대로 무려 93.6% 판매가 증가한 것이다. 이후 중국 전략 차종 개발을 확대해 중국시장 4위 메이커로 자리잡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과거 중국 시장 수요가 팽창하는 기회의 순간에 현대차그룹은 적합한 차종과 생산 규모를 완비하고 있었다"면서 "결국 중국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고객이 원하는 규모만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느냐가 중국 시장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95만대 규모의 현대차그룹도 30만대 규모 충칭공장 등 거점 확대로  2016년 현대차 141만대, 기아차 89만대 등 230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2018년에는 총 27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폭스바겐, GM 등과 업계 선두를 놓고 진검 승부를 벌일 토대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